행적이 묘연했던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중국 우한 책임자 최모씨가 온라인 복음방에서 신천지 교리를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국민일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최씨는 신천지 정기총회 참석차 지난 1월 8일 한국에 입국했다가 22일 우한으로 돌아간 뒤 행적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국민일보 3월 4일자 30면 참조). 최씨가 모습을 드러낸 건 모바일 영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ZOOM)에서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하게 확산됨에 따라 신천지가 오프라인 모임 대신 활용해 온 앱이다.
우한에 거주하는 신천지 탈퇴자 A씨는 국민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최씨가 지난달 줌을 이용해 신천지 신도들에게 동영상 강의하는 모습을 봤다”며 신천지 신도로부터 받은 온라인 강의 모습 캡처 사진을 보내왔다. A씨는 “온라인 강의에선 70~80명이 꾸준히 수강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탈퇴 후에도 신천지 신도로 활동하는 지인들로부터 다시 돌아올 것을 지속적으로 권유받았다”며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진 후론 신천지가 온라인을 포교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천지는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동요하는 신도들을 단속하기 위해 줌 앱을 영상회의와 각종 보고에 활용해 왔다(국민일보 3월 2일자 30면 참조).
중국 공안 당국도 ‘최씨의 입출국 기간이 우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와 겹친다는 점’ ‘포교활동 통제 강화 후에도 복음방 등 교육시설을 운영한 점’ 등을 들어 최씨의 행방을 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 탈퇴자 B씨는 “최씨가 최근 주소지까지 바꿔가며 은밀하게 포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최씨는 평소 축구를 좋아하는 대학 청년들과 같이 운동하면서 친분을 쌓고 ‘성경을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접근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느 정도 신천지 교리가 주입됐다 싶으면 ‘신천지에서 성경을 제대로 배운 이후로는 늙지 않는다’는 말로 현혹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필체가 악필인 데다 학구적 느낌은 없었지만 언변이 좋아 많은 청년이 설득당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한 지역에만 100만명 넘는 대학생이 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기 전까지만 해도 캠퍼스마다 신천지가 잠복해 학생들을 복음방으로 끌어들인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재산 탕진, 가출 등 피해를 막기 위해 공안 당국이 더 적극적으로 최씨의 신병 확보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