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 집단감염 초비상… 확산 방지에 총력 다해야

입력 2020-03-11 04:01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있는 에이스보험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60명을 훌쩍 넘었다. 밀접 접촉자들 검사 결과가 나오면 확진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에서 발생한 가장 규모가 큰 집단감염 사례다. 콜센터 확진자의 거주지가 서울 외에 인천 광명 안양 김포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것도 걱정스럽다. 지역사회를 통한 후속 감염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신천지와 대구 경북 상황이 안정세를 찾아가며 희미한 낙관론까지 나오던 시점이었다. 그래서 수도권 집단감염의 충격은 더 크다. 게다가 연결고리가 불분명한 환자로부터 비롯된 집단감염이다. 문제가 된 콜센터는 업무 특성상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계속 말을 해서 침방울이 튀었다. 밀폐된 좁은 공간이라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었다. 하지만 첫 확진자가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는 찾지 못했다. 이는 콜센터 외 다른 곳에서도 언제든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구가 많은 서울·인천·경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제2의 신천지 같은 증폭 집단이 되어버릴 우려가 있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정도가 사는 수도권이라 감염이 확산한다면 자칫 국가 마비 사태로까지 번질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천지 감염이 진정세에 접어들자 이제는 수도권 집단감염과 병원 내 감염을 막는 게 시급하다고 경고해 왔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정부와 서울시는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고 위중하게 받아들이고, 추가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다른 지방자치단체 역시 엄중한 위기감을 갖고 대비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

병원 내 감염을 막는 것도 시급하다. 병원은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이고 의료진은 사투를 벌이는 전사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코로나19 유행 초반부터 병원 내 감염을 우려했다. 지역사회에 확진자가 생기면 병원으로 가게 되고, 이 과정에서 병원에 있는 기저질환자와 면역이 취약한 환자들이 감염되기 쉽다. 이로 인해 병원이 폐쇄되면 지역 의료 시스템이 붕괴된다. 코로나19뿐 아니라 다른 중환자 치료까지 막히게 된다. 의료진까지 감염되면 그 여파는 걷잡을 수 없다. 이렇게 병원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지금이라도 지역사회 집단감염과 병원 내 감염을 막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감염이 확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가정해 후속 조치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