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혁신도시 지정 가시권… 역세권 중심 구도심 살린다

입력 2020-03-11 04:08
허태정 대전시장(왼쪽)이 10일 대전시청에서 혁신도시 지정 문제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지난 6일 국가균형발전특별법(균특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대전시가 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10일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구도심 활성화’라는 기본 목표에 따라 대전 역세권을 중심으로 혁신도시를 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도시는 6월 균특법 시행령이 개정된 뒤 7월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신청해야 지정받을 수 있다. 하반기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시는 오는 5월 완료되는 국토연구원의 ‘혁신도시 성과평가 및 정책지원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총선 이후부터 공공기관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과학기술 중심도시·교통의 중심 도시’라는 특성을 감안해 과학기술·교통·지식산업 관련 기관의 이전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허 시장은 “정부가 어느 기관을 지방으로 이전시킬 지 규모·방침을 정하면 거기에 따라 전략을 구사하겠다”면서도 “다만 대덕특구를 기반으로 하는 과학분야, 철도의 역사를 가진 도시라는 특성을 살려 규모 있는 기관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혁신도시의 위치는 대전역세권을 중심으로 하는 구도심 지역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혁신도시가 신도시 개발 개념으로 건설돼 주변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을 낳았던 것과 달리 대전 혁신도시는 구도심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성장시켜 지역 내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혁신도시가 성공적으로 지정되면 대전 구도심 발전과 지역 내 동서 불균형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수도권 이전 공공기관들이 지역인재를 최대 30%까지 의무 채용함에 따라 지역대학·고등학교 졸업생들의 채용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허 대전시장은 “대전의 미래 100년의 모습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혁신성장 중심도시, 구도심이 상생하는 발전형 혁신도시”라며 “신·구도심이 균형 잡힌 다 함께 잘 사는 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균특법 개정안은 혁신도시가 없는 대전·충남에 혁신도시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2005년 수도권 인구 분산과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12개 지자체 시·도지사와 협약을 체결, 10개 혁신도시를 지정하고 153개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했다. 그러나 대전·충남은 세종시 건설과 정부대전청사·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다는 이유로 혁신도시에서 제외되며 역차별을 받아 왔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