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일이… 구로구 콜센터 최소 16명 집단 감염

입력 2020-03-10 00:09 수정 2020-03-10 04:08
사진=네이버 거리뷰 캡처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한 빌딩 콜센터에서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콜센터 관련 확진자가 이날만 최소 16명이나 나온데다 추가 환자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인구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대규모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구로구는 코리아빌딩(사진) 11층에 있는 에이스보험 콜센터에서 일하는 직원 중 구로구민 7명을 포함해 13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9일 밝혔다. 구로구에 따르면 이 콜센터 직원 중 노원구 거주 56세 여성이 8일 확진됐으며, 그 직장 동료인 은평구 거주 51세 여성과 그의 남편(57세)이 8일 은평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후 9일 확진 통보를 받았다. 따라서 이 콜센터와 관련된 확진자는 16명이 됐다.

구로구는 노원구 거주 환자의 직장이 에이스보험 콜센터라는 통보를 8일 받은 후 직원 148명과 교육생 59명 등 총 207명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시행하거나 통보하고 사무실을 폐쇄했다.

구로구는 직원과 교육생에게 급히 연락을 취해 54명이 9일 오전 구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도록 했으며, 이 중 13명이 양성으로 판정됐다. 전체 직원과 교육생 중 4분의 1만 검사해 1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나머지 직원과 교육생 153명에 대해 10일까지 구로구보건소 혹은 거주지의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구로구는 이날 저녁 코리아빌딩 전체에 대한 방역 소독 작업을 마치고, 1층부터 12층까지 사무실 공간에 대한 전면 폐쇄 명령을 내렸다. 또 코리아빌딩 1층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10일 오전부터 방문 구민들을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서울지역에서 10명 이상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서울에선 은평성모병원(14명), 성동구 주상복합아파트 관리사무소(13명), 종로구 노인복지관(10명) 관련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환자 숫자로만 보면 이번 사례가 가장 많다.

이같이 수도권에서의 집단감염은 방역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다. 대구와 함께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청도의 경우 대남병원 한 곳에서 무더기 확진자가 쏟아졌다.

특히 국내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에서 감염이 확산될 경우 다른 지역보다 더욱 위험할 수 있다고 방역 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는 인구 밀집 지역에서 집단감염 발생이나 의료기관 내 바이러스 노출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수도권 지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이들 지역(수도권)은 주로 확진자의 접촉자를 중심으로 소규모 유행이 산발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역학조사 및 방역조치를 강화하며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잠시 멈춤’ 캠페인으로 열심히 하고 있고,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아직은 좀 더 추세를 면밀히 봐야 되겠지만 예방적인 차단 노력들을 좀 더 강화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모규엽 오주환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