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도 올 한국 성장률 1.9→1.4%로… 3대 신평사 모두 1%대로 낮췄다

입력 2020-03-10 04:02

세계 3대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대폭 낮춰 잡았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에 따른 경기 방어가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9일 발간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한 달 전 기존 2.1%에서 1.9%로 낮춘 바 있다. 그런데 한 달 만에 또다시 0.5% 포인트를 내려잡은 것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하락폭이 컸다.

무디스는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5.2%에서 4.8%로, 미국은 1.7%에서 1.5%로 낮췄다. 주요 20개국(G20)의 경우 종전 2.4%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보다 성장률 하락 전망폭이 컸다. 그만큼 한국이 외부 영향에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다만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를 유지했다.

무디스는 “코로나19가 중국을 넘어서서 주요 경제권으로까지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라며 “이는 세계 경제 활동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고 올 2분기까지 여파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는 또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이 공급과 수요의 충격을 유발하면서 올 상반기 경제 활동을 현저하게 둔화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 5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1.6%에서 1.1% 수준으로 낮췄다. S&P는 지난달 19일 2.1%에서 1.6%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0.5% 포인트나 내려잡았다. 숀 로치 S&P 아·태 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과 일본의 가계소비는 더욱 위축되고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로 대외환경도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평가회사 피치그룹 산하의 컨설팅업체 피치솔루션스도 지난달 27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7%로 낮췄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에 금리 인하 압박을 더욱 가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