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빅데이터로 신천지 집단거주지 찾아 나섰다

입력 2020-03-09 04:01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8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시민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의 원천으로 지목된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거주지를 찾는데 빅데이터까지 동원했다. 대구시는 신천지 건물이 있는 남구 대명동 일대와 달서구 등지의 10여곳을 이들의 집단·군집생활 거주지로 보고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경로를 특정하는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할 방침이다. 달서구는 신천지 신도 94명이 모여 살다 46명의 확진자를 낸 한마음임대아파트가 있는 곳이다.

대구시는 8일 역학조사반이 신천지 신도 확진자들이 같은 주소에 몰려 있는 점에 주목, 주소지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신천지 대구 집회소가 있는 남구 대명동과 인근 지역(달서구)에 이런 흔적이 많다”고 말했다. 대명동 주변 원룸이나 단독주택, 연립주택 등에 가족이 아닌 동년배들이 다수 함께 생활한 흔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시가 현재까지 파악한 것은 5명이 같은 주소지에 있는 2곳, 4명이 한 주소를 쓰는 1곳, 3명이 함께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7곳 등 10여곳이다. 주소지에 이름이 있는 신도 외에 실제 거주했던 사람이 더 있는지도 조사 중이며 확인될 경우 진단검사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확진자들이 동일 주소로 돼 있는 신도 집단생활 정황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며 “한마음아파트같이 대규모로 신천지 신도가 모여 있는 곳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대구시가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생활 흔적을 조사하는 것은 최근 달서구 성당동에 위치한 임대아파트인 한마음아파트에서 집단생활 정황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달 19일부터 최근까지 46명의 확진자가 잇따라 나왔는데 확진자 모두 신천지 신도였다. 특히 역학조사 결과 아파트 주민 142명 중 94명이 신천지 신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는 지난 4일 이 같은 상황을 확인해 이 아파트에 대한 코호트 격리를 실시했다.

1985년 준공해 대구시가 운영하는 이 아파트는 달서구 5층짜리 아파트 2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단독 혹은 2인 거주 가능한 100가구가 있다. 보증금 21만6000원에 월세가 2만~5만원대로 매우 저렴한 편이다. 특히 35세 이하 미혼 여성 근로자만 입주할 수 있다는 조건이 있는데 이 부분이 젊은 미혼 여성 신천지 신도들이 모여든 이유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파트 주민 가운데 신천지 신도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에 대해 대구시 측은 “아파트가 낡고 비좁아 입주 경쟁이 치열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시에서 특혜를 줄 만한 것이 아니다”며 “먼저 입주한 신천지 신도가 다른 신도에게 소개하면서 신도 수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대구 신천지 집회소에서 젊은 미혼 여성 신도들을 관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지만 대구 신천지 측은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신천지 대구 집회소 신도인 A씨(67·여)가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거부하며 난동을 부리고 도주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A씨는 이날 오후 8시20분쯤 경북대 기숙사(생활치료센터) 이송을 거부하며 난동을 부려 대구의료원으로 옮겨졌다. 병실 이동 중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의 머리 등을 잡아당기는 등 난동을 부리고 달아났다가 1시간여 정도 후 발견됐다. 대구시는 A씨에 대해 업무방해, 폭행,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을 검토한 뒤 고발 조치할 예정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