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병원마저 감염…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

입력 2020-03-07 04:02
간호사와 입원환자 등 9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외래진료가 중단된 경기도 성남 분당제생병원 선별진료소에서 6일 의료진이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분당제생병원은 지난달 27일 호흡기 환자를 분리 진료하는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됐다. 뉴시스

대구와 인접한 경북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신천지와 무관하고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소규모 집단감염이 복지·생활 시설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증상인 발열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없는 ‘무증상 전염’으로 국민안심병원 의료진이 감염됐다. 전문가들은 의료기관이나 요양병원 등 기저질환자가 많은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지역 내 소규모 집단발병을 조기에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이번 주말 가능한 모든 모임과 외출을 자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전국 확진자는 6593명(오후 4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중 경북 지역은 984명(오전 0시 기준)으로 곧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경북은 전날 대비 100명 넘는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해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 세자릿수로 늘었다.

국민안심병원인 경기도 성남 분당제생병원에선 지난 5일부터 의료진과 입원환자 등 총 9명이 한꺼번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 측은 지난 1일 응급실을 찾은 74세 남성과 77세 여성이 첫 전파자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폐암 환자로 병원 본관 8층 병동에 머물다 증상이 호전돼 퇴원했고, 같은 날 딸꾹질과 무기력증 등으로 응급실을 방문했다. 이틀 뒤 74세 남성은 폐렴 증상이 나타나 다시 병원을 찾았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 남성과 접촉한 의료진, 환자, 보호자도 줄줄이 확진자가 됐다. 지난달 27일 호흡기 질환자를 따로 진료하는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지 열흘도 안 돼 병원 내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이영상 분당제생병원장은 “74세 남성과 77세 여성은 당시 호흡기 증상이 없었다”며 “이들을 코로나19 의심환자로 분류해 격리 진료할 상태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 “호흡기 증상이 없는 사람에 대한 대처방안이 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북 봉화 푸른요양원은 입소자·종사자 117명 중 4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루 만에 13명이 늘어난 숫자다. 경산 행복요양원에서도 7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청도 대남병원과 같은 건물에 위치해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던 군립청도노인요양병원에서도 격리해제를 앞둔 5일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경산시 환자 중 신천지 신도와 관련된 감염이 63%로 분석된다”며 “대구와의 지리적 인접으로 인해 2차 감염을 통한 소규모 시설 등에서의 집단 발생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입원 대기 환자들을 위한 병상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주까지 77개의 음압병상을 추가 확보해 3월 중 250개까지 늘리겠단 방침이다. 서울대학교병원은 교수 연구동을 병실로 개조해 음압격리병동으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도 이날 2곳이 추가 개소돼 총 667명의 환자가 입소할 예정이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