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의 ‘칼날’ 버티던 홍준표·김태호 모두 날렸다

입력 2020-03-06 04:03
미래통합당의 5일 공천 심사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 김재경 의원, 김한표 원내수석부대표(왼쪽부터). 연합뉴스

공천 칼바람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4·15 총선에서 낙천했다. 통합당은 험지 출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뿐 아니라 중진 의원들을 대거 탈락시킴으로써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 대폭 물갈이도 예고했다. 서슬 퍼런 물갈이 공천으로 쇄신 이미지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5일 부산·경남(PK) 지역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경남 창원마산합포의 이주영 의원(5선), 경남 진주을의 김재경 의원(4선), 경남 거제의 김한표 의원(재선)도 컷오프(공천배제)했다.

홍 전 대표가 공천을 신청했던 경남 양산을은 나동연 전 양산시장과 박인·이장권 전 경남도의회 의원이 경선을 치르게 됐다. 경선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맞붙게 될 전망이다. 김 전 지사가 출마를 준비했던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은 현역 강석진 의원과 신성범 전 의원이 경선을 하게 됐다. 공천을 놓고 친박(친박근혜) 강 의원과 비박(비박근혜) 신 전 의원 간 ‘리턴매치’가 벌어지는 셈이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의 공천 탈락에 대해 “뒷문을 열어놓고 한 것은 아니다”며 험지로 재배치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홍 전 대표는 “참 야비한 정치를 한다”고 공관위를 비난하며 “(향후 거취는) 2~3일 지난 뒤 공천이 끝날 때 정리하겠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고향인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중·영도에 공천을 신청했던 미래를향한전진4.0 대표 출신 이언주 의원은 여당 지지세가 비교적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부산 남을로 전략공천됐다. 서울 서초갑에서 컷오프됐던 3선의 이혜훈 의원은 서울 동대문을에서 경선하게 됐다. 서울 강남갑 현역으로 험지 출마를 선언한 3선의 이종구 의원은 경기 광주을에 공천받았다.

현역 중에선 유의동(경기 평택을), 조경태(부산 사하을), 장제원(부산 사상), 박완수(경남 창원의창), 정점식(경남 통영·고성), 윤영석(경남 양산갑)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은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 조전혁 전 의원과 경선을 하게 됐다. 울산 남을에선 박맹우 의원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경선한다. 부산 부산진갑에는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전략공천돼 민주당 김영춘 의원과 맞붙는다.

한편 이날 민주당에선 3선 노웅래(서울 마포갑), 초선 비례대표 정춘숙(경기 용인병)·송옥주(경기 화성갑) 의원이 공천됐다. 양향자 전 최고위원(광주 서을),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광주 광산을), 김윤덕 전 의원(전북 전주갑), 이강래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전북 남원·임실·순창)도 본선행이 확정됐다. 민주당 공관위는 서울 동대문을 현역인 3선의 민병두 의원을 컷오프했다.

김경택 신재희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