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콘텐츠는 스마트폰 사용에 많은 시간을 쏟는 청소년들에 맞춰 쪼개진다. 2시간짜리 영화도 5~10분 단위로 분해될 것이다”
올해 세계 최대 가전·전자제품 박람회인 CES2020에서는 ‘숏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퀴비(Quibi)’의 두 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렇게 말했다.
세계적인 제작사 드림웍스 CEO 출신인 제프리 카젠버그와 멕 휘트먼은 2018년 6~10분짜리 영상을 구독형 모델로 제공하는 서비스 퀴비를 설립했다. 오는 4월 출시를 목표로 10억 달러를 투자해 워너미디어, NBC유니버설, 디즈니 등 유명 제작사들과 콘텐츠 준비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숏폼 콘텐츠는 TV보다 모바일기기가 익숙한 ‘Z세대’가 미디어 시장의 주요 소비자로 등장한 데 따른 자연스런 변화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이들로, 10분 내외의 짧은 영상을 소비하는 패턴이 두드러진다.
이에 맞춰 국내 포털 업계도 짧은 콘텐츠 시장에 눈독 들이고 있다. 영상마다 제품 광고를 삽입할 수 있어 수익 창출에도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네이버는 생중계 동영상 서비스 ‘V 라이브’에 5분 미만의 짧은 영상을 모아놓은 ‘V 쿠키’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사진). 현재 1000여개의 영상을 서비스하면서 1억회에 이르는 재생 수를 기록하고 있다. K팝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하는 영상이 다수인 만큼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권 국가의 팬들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 가장 많이 구독한 국가가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이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카카오는 상반기 안으로 카카오톡 기반의 동영상 서비스인 ‘톡 TV’(가칭)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다수의 방송 프로듀서(PD)들이 자회사인 카카오M으로 합류한 만큼 드라마, 예능 등 자체 제작 콘텐츠를 숏폼 형태로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중심으로 영상 시청 환경이 바뀌면서 콘텐츠 역시 이에 맞게 짧아지는 추세”라며 “영화나 드라마, 다큐멘터리, 예능 등을 모바일에 최적화해 제공하는 것이 향후 미디어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