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기업들이 주주총회에 그동안 활성화되지 않았던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적극 활용하려는 분위기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삼성전자는 18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총을 연다. 주총장 입구엔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비치하고, 시작 전 발열 검사도 실시한다.
SK그룹은 핵심 계열사 위주로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은 주총 공고에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 활용을 당부했다. SK이노베이션이 2017년, SK텔레콤은 2018년, SK하이닉스는 2019년부터 전자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중 일부가 이미 전자투표제를 도입했고, 현대차를 비롯한 나머지 9개 계열사도 19일 열리는 2020년 주총부터 전자투표제를 시행한다.
CJ그룹은 CJ ENM, CJ프레시웨이, 스튜디오드래곤 등 3개 상장사가 올해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8개 상장 계열사 모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게 됐다. CJ 계열사의 주주는 주총 11일 전부터 10일간 한국예탁결제원 홈페이지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가 전자투표제를 시행 중인 롯데그룹은 전자투표제 확대 도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분쟁으로 소액주주의 의결권이 향후 경영 구도에 변수가 될 수 있는 한진그룹 계열사의 전자투표제 도입 여부도 관심사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25일 열리는 한진칼의 주총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큰 상황에서 전자투표제 도입은 장점이 많다. 소액 주주들은 주주총회장에 가지 않아도 주주권 행사를 할 수 있고 기업은 주주들의 의견을 효율적으로 수렴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많은 기업들이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거나 활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정부도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주주들의 전자투표·서면투표와 전자위임장 활용을 당부 중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