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잘못된 결혼에 원망하며 살다 회개하고 영혼구원의 사명 다해

입력 2020-03-09 00:06

신앙적으로 모범적인 가정에서 자란 나는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어서 목사님이 소개해주신 전도사님도 만나지 않았다. 그러나 계속 믿음의 청년들을 소개시켜 주는 아버지의 뜻을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었다. 3, 4대까지는 아니어도 잘 믿는 가정의 자녀로 술, 담배를 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여러 번 선을 보다가 남편을 만났다. 사귀어 볼 시간도 없이 양가 부모님은 나 몰래 결혼 날짜를 정했다. 지금이 무슨 조선시대냐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어른들의 뜻을 외면할 수 없었다.

결혼하자마자 시아버님은 가정의 모든 일에 관여하며 힘들게 하기 시작했다. 남편도 어쩔 수 없었고 시어머니와 시누이들도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정말 코미디 같은 일이 시댁에서는 일상이었다. 게다가 제사도 지내며 내게 절까지 강요했다. ‘하나님이 짝지어주신 것을 나누지 못하리라’는 말씀이 마음에 걸렸지만 이렇게 살 바에는 그만두자는 각오를 할 때 덜컥 임신 사실을 알고 결국 주저앉았다.

어느 날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내가 널 이 가정에 선교사로 보냈다. 네가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한다’는 마음을 주셨다. 그러나 현실은 점점 나를 지치고 슬프게 했다. 남편은 주일 예배도 빠지며 담배를 피우고 사촌들을 불러 술판을 벌였고 아버님께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교회를 못 나가게 하며 제사도 준비하라고 했다. “쫓아내면 쫓겨나야죠. 전 제사는 못해요” 하며 차라리 쫓겨나기를 원했다. 그 후 남편이 큰 사건에 휘말리고 회사까지 부도가 나 이사했지만 남편의 술과 도박, 폭행은 오히려 점점 심해졌다.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나는 몰래 술을 마셨고 몸과 마음은 병들고 심한 우울증도 왔다.

어느 날 ‘나 정말 예수 믿는 사람 맞아?’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어 교회에 나갔다. 목사님께서는 부활을 선포했다. ‘부활? 그게 뭐? 그래도 내가 모태신앙인데 부활을 모르나?’라고 했지만 거듭 예배를 드리며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부활밖에 없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부활은 예수님이 창조주 하나님이라는 증거, 나의 주인이신 증거, 성경의 모든 말씀을 믿을 수 있는 증거였다. 십자가에서 죽어야 할 나를 살리려고 예수님이 대신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이다. ‘입술로 주여 주여 하는 자’가 ‘나’라는 것을 상상도 못했는데 나는 분명 예수님을 믿지 않는 악한 자였다. ‘어찌할꼬’ 했던 유대인들처럼 나는 바로 하나님 앞에 예수님 믿지 않는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했다. 그때부터 내가 진 무거운 짐들이 벗어지며 말씀들이 실제가 되기 시작했다.

그 즈음 술과 도박으로 세월을 보내던 남편이 암에 걸렸다. 그야말로 ‘평생 웬수’ 같던 남편이 내가 품어주고 사랑해야 할 영혼인 것을 알게 되자 기도하기 시작했다. 남편의 병 때문에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요양보호사로 요양원에서 일하며 나이 들고 아프신 어르신들을 정성껏 돌봐드리면서 복음을 전했다. 완강하게 거부하던 어르신께서 예수를 영접하고 임종 전에 천국을 소망하는 모습을 볼 때면 감사의 눈물이 나온다. 남편은 3년 전 소천했지만 하나님께서는 나를 평강으로 붙들어 주셨다. 잘못된 결혼에 대한 원망으로 살던 내게 참사랑을 알게 하시고 영혼 구원의 사명을 주시고 임마누엘로 함께하시는 주님께 모든 영광을 드린다.

함경애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