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은 지금 코로나 치료제 임상투입 열풍

입력 2020-03-08 18:19
코로나19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가운데 다양한 약품들이 임상 치료에 투입되고 있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말라리아, 신종인플루엔자, 에볼라 등 바이러스 감염 질환 치료제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은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 성분은 칼레트라(복합제)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비롯해 신종인플루엔자약 ‘타미플루’의 제제 오셀타미비르, 면역증강제로 알려진 인터페론, C형간염 치료제 리바비린, 혈액제제 IVIG, 독감치료제에 쓰이는 자나미비르 등 총 7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1일부터 이들 제제가 사용된 품목을 생산·공급하는 제약사 명단을 ‘요양기관업무포털’에 공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임상 치료에 중점적으로 사용된 것은 칼레트라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다.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한 주치의를 비롯해 국내 의료진과 학자들이 모여 구성한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코로나19환자 치료에 ‘칼레트라’를 1일 2회 2정씩 복용하는 방법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1일 400mg 투여하는 요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AIDS 치료제인 칼레트라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칼레트라는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 복합제로, AIDS를 일으키는 원인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1)의 증식을 억제한다.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가 생산, 한국애브비가 수입해 국내 공급 중이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항말라리아제다. 이 성분은 당초 말라리아 원충 감염을 예방·치료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이후 류마티스관절염, 전신성 홍반성 낭창 등으로 적응증이 확대됐다. 국내에서는 에리슨제약의 ‘옥시크로린정’, 한국피엠지제약의 ‘듀록정’, 명인제약의 ‘클로퀸정’, 한림제약의 ‘할록신정’, 비씨월드제약의 ‘히로퀸정’ 등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제제 약품으로 유통되고 있다.

품목허가가 나지 않은 신약도 임상 치료에 투입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치료목적 사용승인 제도’를 운영, 중증질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보장코자 품목 허가가 나지 않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사용이 승인된 의약품은 국내 제약사 이뮨메드가 개발한 신약 ‘VSF’의 주사제 ‘HzVSFv13주’가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됐다. 에볼라 치료 효과로 주목 받은 렘데시비르는 현재 어떤 국가에서도 허가를 받지 않은 약품이다. 우리나라 식약처는 지난 2일 이 임상시험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서울의료원, 경북대학교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등에서 코로나19 환자에 렘데시비르 투여가 가능해졌다.

일본에서는 ‘아비간’이 인기다. 아비간은 일본 후지필름 자회사인 후지필름도야마 화학이 개발한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제다.

아비간은 지난 2014년 일본 우리나라에서는 허가되지 않은 약품으로,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달 정례브리핑에서 수입특례를 통한 아비간 도입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성주 쿠키뉴스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