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체내 독성물질 전파 면역력 약화… 주의력 떨어져 코로나19 감염 위험 더 높아

입력 2020-03-08 18:13 수정 2020-03-08 22:22
갓 성인이 되고 대학생이 된 신입생들이 모이는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부분의 대학이 개강을 연기했지만 학과나 동아리 등에서 자체적으로 술자리를 갖거나 환영회를 여는 일이 적지 않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술’을 마시는 자리는 피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우선 술은 면역력과 깊은 연관이 있다. 알코올이 체내로 들어가면 간에서 생성된 분해효소에 의해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바뀌는데, 이 독성 물질이 전신을 돌며 체내 염증을 유발한다. 술을 마신 다음날 몸이 뜨끈뜨끈해지거나 몸살 기운을 느끼고, 구토나 근육통 등의 숙취가 생기는 이유다.

장재영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쥐를 대상으로 체내 알코올 분해 실험을 실시하면 장내에 독성 물질이 들어가면서 장벽이 흐물흐물 해지고 얇아진다”며 “장안에 있던 독성 물질이 나오면서 간으로 가고, 염증 반응을 유발시킨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독성 물질이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면역력이 저하될 수 있고 몸살에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치료제가 없는 코로나19 대응에서 면역력은 우리 몸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은 점막 면역, 백혈구 같은 면역세포, 항바이러스 물질 등으로 상당히 정교하게 구성돼 있다”며 “면역체계가 튼튼한 분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할지라도 상대적으로 약하게 앓고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관련해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도 치료원칙을 통해 “젊고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환자이며 증상이 비교적 경미하다면 항바이러스 치료 없이 지켜볼 수 있다”며 “발병 10일 이상이 지났고 증상이 비교적 경미하다면 항바이러스제 치료의 필요성은 떨어질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술에 취할수록 행동반경이 넓어지고 주의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장재영 교수는 “멀쩡한 정신이면 주의를 하겠지만 2, 3차로 이어지면서 술잔을 돌리는 등의 밀접접촉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며 “신입생 환영회는 물론 삼삼오오 모이는 모임 자체도 취소해야 한다. 한 명이 걸리면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은 대학가 술자리 모임은 아예 금지해야 한다”고 덧붙엿다.

방역당국도 ‘사회적 거리두기’, 즉 불필요한 모임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다수가 밀집해 노래·응원·구호 등 비말전파가 가능한 행위나 신체접촉이 있을 만한 행위를 하는 행사는 자제해야 한다”며 “친목을 목적으로 하는 모임·회식·여행 등 시급성과 필요성이 낮은 사적 모임도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유수인 쿠키뉴스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