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주총 표 대결 앞두고 이사진 추천

입력 2020-03-05 04:02
한진칼이 4일 이사회를 통해 추천한 신규 이사진 후보.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박영석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 임춘수 마이다스PE 대표,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대한항공 제공

한진그룹이 4일 한진칼과 대한항공 이사회를 잇달아 소집해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재선임과 사외이사진 강화를 골자로 하는 이사진 추천 명단을 공개했다. 주주총회 표 대결을 앞두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의 주주연합 공세에 맞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표명, 주주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진칼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신규 사외이사 추천안, 사내이사 연임 및 신규 추천안, 배당안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7기 정기주주총회 안건을 의결했다. 주총은 27일 개최로 확정됐다.

한진칼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사내이사 후보는 총 7명이다. 총 6명(사내 2명, 사외 4명)인 현 이사회를 사내이사는 3명, 사외이사는 임기가 만료된 1인 제외 기존 3명에 신규 5명을 추가한 8명으로 늘려 총 11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내이사 후보로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을 재추천했고,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을 새롭게 추천했다. 사외이사 후보에는 금융전문가들을 대거 포진시켰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포함해 한국자본시장연구원장을 지낸 박영석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 임춘수 마이다스PE 대표,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 등 5명이 추천됐다.

김 전 위원장은 금융위원회 위원장, 재정경제부 차관 등을 역임한 금융·행정 전문가. 2011년 저축은행 부실화 사태를 해결하고 금융시장 안정화를 도모한 경험이 있어 한진의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진칼은 기대했다. 검사 출신 최 교수는 한진칼의 첫 여성 사외이사 후보로 다양성 보장과 균형 있는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인사로 꼽았다. 주주연합 역시 지난달 13일 추천한 이사진 명단에 여성 사외이사 후보를 포함시킨 바 있다.

한진 측은 “사외이사는 지배구조 개선, 재무구조 개선, 준법 경영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사내이사는 수송 물류 산업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독립성을 위해 거버넌스위원회, 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 등 모든 이사회 내 위원회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점을 고려해 사외이사 비중을 크게 늘렸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도 오후에 이사회를 열고 경제학 전문가인 정 전 총장과 기업지배구조 전문가 조명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기업 금융 전문가 박현주 SC제일은행 고문 등 3명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는 우기홍 사장과 이수근 부사장이 사내이사 후보로 재추천됐으며, 대표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는 정관 변경안도 의결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