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옥중 선동정치” 범여권 일제히 맹비난

입력 2020-03-05 04:03
유영하 변호사가 4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필 서한을 기자들에게 들어보이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를 ‘총선 개입’ ‘정치적 선동’으로 규정하며 “자중하고 탄핵에 대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생당·정의당 등 범여권도 “‘도로 새누리당’이냐”며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제윤경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미래통합당이 박 전 대통령의 정당이고 적극적으로 총선에 개입하겠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제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할 일은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자숙하며, 법과 국민들이 심판한 죗값을 치르는 것”이라며 “마치 억울한 정치인인 양 옥중 선동정치를 하는 것은 국민의 탄핵 결정을 부인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정현 민생당 대변인은 ‘정치적 망발’이라고 일갈했다. 김 대변인은 “자신의 추종 세력을 규합해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고도로 기획된 정치공작성 발언”이라며 “자숙하고 근신해도 모자랄 판에 정신 못 차리고 정치적 망발을 서슴지 않는 것을 보니 죗값을 치르려면 아직 멀었다”고 논평했다. 또 “황교안 통합당 대표 등 보수 야당의 지도자들은 박근혜의 이 같은 수렴청정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총선을 앞두고 태극기·친박 세력은 통합당과 힘을 합하라는 당부로 해석된다”며 “이제까지 숨죽이고 있던 박 전 대통령이 고개를 슬그머니 내미는 것을 보니 국회에서 정쟁을 일으키고 발목만 잡는 통합당이 탄핵 이전 ‘도로 새누리당’으로 돌아간 듯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민들의 위기를 기회 삼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구축하려는 파렴치한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진영 대결 구도가 선명해지겠지만, ‘박근혜 대 문재인’ 구도 소환이 총선에 악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여기는 분위기다. 제 대변인은 “일부 (박 대통령의) 적극적 지지층이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식을 가진 대다수 국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