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100명에 육박하면서 지역사회 감염이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경북처럼 대규모 집단감염은 없지만, 확진자의 3분의 1가량이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하는 ‘깜깜이’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4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전일보다 1명 늘어 총 9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남자가 58명이고 여자가 41명이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중구 용산구 강북구를 제외한 22개 자치구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된 상황이다.
확진자 가운데 중국 우한 등 해외 여행력이 있는 사람은 13명, 신천지 등 접촉력이 있는 사람이 51명이었다. 나머지 35명은 해외여행 이력도, 확진자와의 접촉도 없는 ‘깜깜이’ 환자로 분류된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 중에는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나중에 밝혀질 수도 있고 접촉이 추정되는 사람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시에서 자가격리 등을 통해 관리하고 있는 대상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는 비율이 70~80%로 높아져 앞으로도 확진자가 갑자기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확진자 가운데 중국 우한을 여행한 사람이 6명(중국인 1명, 교민 2명 포함)으로 가장 많고 이탈리아 2명, 중국 칭다오·싱가포르·태국·베트남·일본이 각각 1명이었다.
확진자와의 접촉이력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개별적으로 접촉한 사람이 27명으로 가장 많고, 은평성모병원 관련 14명, 타 시·도 확진자 접촉 8명, 신천지 관련 2명 순이었다.
감염 경로가 확인된 사람 가운데 병원 내 감염이 의심되는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관련 확진자들이 가장 많은 셈이다. 은평성모병원에서는 이송요원이 지난달 21일 161번 확진자로 확인된 후 같은 병원에서 환자 13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른 시·도 확진자와 접촉해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 중 348번 확진자는 여행가이드로 2월 8~16일 경북 의성, 안동, 영주의 성지순례자들과 함께 이스라엘을 다녀왔다. 3054번 확진자는 지난달 20일 확진자와 업무상 미팅을 가진 후 27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3679번 확진자와 3680번 확진자는 자매 사이로 대구에 사는 어머니가 지난달 21~22일 집을 방문해 같이 시간을 보냈다.
신천지 관련 감염자 중 188번 확진자는 지난달 12일 대구 신천지 시설에 방문한 데 이어 지난달 16일 경기도 과천 신천지 시설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1247번 확진자는 지난달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다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명성교회와 관련해선 이 교회 부목사 A씨와 개별 접촉자 2명 등 3명이 확진자 판정을 받았지만, A씨와 성동구 여직원은 재검사 결과 음성으로 바뀌었다. 당초 경북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장을 다녀온 A씨가 양성 판정을 받자 교회 내 집단 감염이 우려됐으나 밀접 접촉한 교역자 등 254명은 검체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
집단 감염이 의심되는 성동구 주상복합 건물에서는 확진자가 12명 나왔으나, 아직 최초 확진자(40번)의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첫 확진자가 나온 후 건물 관리소장(3261번)을 비롯해 직원 3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관리소장의 일가족(3명)과 직원의 일가족(3)이 추가 확진자로 판명됐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