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유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혔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 중요한 국제대회가 취소되거나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해서다. 복싱·탁구에 이어 유도까지 코로나19로 인한 각 대표팀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국제유도연맹(IJF)은 4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모로코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 모로코 라바트 그랑프리 대회 개최 취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애초 유도 대표팀은 7일 개막 예정이었던 이 대회 출전을 앞두고 4일 오후 2시 비행기로 프랑스 파리를 거쳐 모로코에 입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3일 오후 11시 모로코 정부가 이 대회를 포함해 자국에서 열리는 대규모 행사들의 취소 결정을 내렸고, IJF도 4일 새벽 대한유도회에 이 사실을 알렸다. 대표팀은 급작스레 비행기 티켓을 취소해야 했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선 5월 기준 체급별 올림픽 랭킹 18위 안에 들어야 한다. 현재 남녀 각 7체급 중 남자 81㎏급의 이승호(한국마사회)과 이문진(필룩스), 여자 57㎏급의 권유정(안산시청)과 김지수(경북도청), 여자 63㎏급의 조목희(한국마사회), 여자 70㎏급의 김성연(광주도시철도공사)이 출전권 획득 가능 랭킹의 하한선에 불안정하게 걸려있는 상태다. 나머지 체급들도 출전 자체는 안정적이지만 국제대회에 불참시 좋은 시드를 배정받지 못해 올림픽 메달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모로코 대회는 아예 취소돼 그나마 랭킹에 손해를 보진 않았지만, 이후 대회들이 문제다. 예카테린부르크 그랜드슬램(13일) 출전은 어려운 상태. 러시아 정부가 한국발 항공편으로 모스크바에 들어오는 입국자들에 2주 격리 조치를 의무화한 상태라 입국하더라도 대회 출전이 불가능하다.
그 다음 대회인 조지아 그랑프리(27일)는 아직 입국 가능하다. 하지만 터키 그랑프리(다음달 3일)와 몽골 아시아-오세아니아 선수권대회(5월 8일)는 입국 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고 카타르 월드 마스터즈(5월 28일)도 입국시 2주 격리돼야 한다.
대한유도회는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은 선수들의 영문 진단서를 구비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각국 대사관, 외교부를 통해 협조 요청을 한 상태지만 아직까지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
강동영 대한유도회 사무처장은 4일 통화에서 “조지아 대회부터 일찍 출국해 해외에서 훈련하고 대회에 참가하는 식의 방안을 생각하고 있지만, 매일 각국의 코로나19 대책이 변동하는 상황이라 일정을 짜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