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 울산 기업들, 코로나 비상

입력 2020-03-05 04:05
지난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진자가 나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모습. 연합뉴스

울산 소재 기업 직원들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대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산발적 확진자 혹은 확진자와 밀접접촉을 한 직원이 확인되면 공장 전체가 ‘셧다운’에 돌입해야 하는데, 이 경우 발생하는 손실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4일 울산시 등 방역당국에 따르면 건설장비를 만드는 현대건설기계 울산 2공장 근로자(58·남)가 지난 3일 오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회사는 3일 오후 10시부터 울산 1·2공장 전체를 폐쇄하고 방역을 진행 중이다.

확진자가 일했던 공장은 5일까지 폐쇄된다. 공장직원 1000여 명에게는 재택근무 지시를 내렸다.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직원들은 자가격리 조치했다. 확진자와 접촉한 근로자는 43명이나 된다.

현대건설기계 울산공장 인근 기업도 비상상황이다. 현대건설기계 인근에는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울산공장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의 직원은 하청 근로자까지 합해 3만여명에 달한다.

현대 중공업은 출근 간 조정을 검토중이다. 전 직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하고 조회 때마다 부서별로 직원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필수 교육을 제외한 단체 교육과 단체 활동도 금지했다. 현대 중공업 관계자는 “제조업 특성상 한 공장에서 감염자가 나올 경우 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면서 “내부 방역활동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우리 회사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기를 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울산에서는 지난달 28일 현대자동차 울산2공장 도장부 직원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시 현대차는 생산 라인을 즉각 정지시켰다.

울산은 미포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28곳의 크고 작은 산업단지에는 1800여 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고용인원은 12만6000여명, 생산액은 165조원으로 국내 모든 산업단지 생산액의 15.6%를 차지한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