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코로나 19 대처법… 수험생들 모여서 공부 말고 학교 시간표 맞춰 ‘홈스터디’ 하라

입력 2020-03-07 04:01
사진=게티이미지

2021학년도 대입 레이스가 시작됐지만 전국 모든 학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개학은 빨라야 오는 23일.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지역별로 추가로 늦춰질 수 있다. 12일로 예정됐던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력평가)에 맞춰 공부해오던 고3 수험생 입장에선 스텝이 꼬이게 됐다. 고3 수험생과 재수생들이 유념할 코로나19 대처법을 입시 전문가에게 들어봤다. 전문가들은 “건강 관리가 최우선이고, 공부한다며 몰려다니지 말라”고 충고했다.


되도록 집에서 개인공부

코로나19로 학교가 문을 닫았으니 스터디룸이나 친구 집에 모여 공부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심리적 불안감을 줄일 수 있겠지만 입시 전문가들이 권하는 방법은 아니다. 감염병 노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무엇보다 황금 같은 시간을 낭비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PC방처럼 밀폐된 공간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가급적 가정에 머물면서 학교의 시간표에 맞춰 생활하는 걸 권장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건강 관리가 최우선 과제다. 공부 중에 가벼운 운동을 하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며 적절한 식습관을 통해 체력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공부 시간을 되도록 많이 확보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사회가 뒤숭숭하지만 수험생 입장에선 여유 시간이 생겼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수험생 입장에선 흔치 않은 일이다. 휴업(휴강) 시기에 하루 중 10시간 이상을 자습시간으로 확보하도록 한다. 고2까지의 학습 방식을 점검해보고 부족한 부분을 찾아 앞으로의 학습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 3월 학력평가 문제 등을 풀어보며 보완할 부분을 찾을 수도 있다.

EBS 강의나 인터넷 강의 등을 통해 고3 예습을 해보는 것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방법이다. 개학 이후엔 학사일정 변경으로 혼란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학교 시험이 어떻게 운영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충분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학습 공백 기간에 1학기 학습 범위에 대해 미리 교과 개념을 중심으로 예습을 해놓는 것이 차후 변경되는 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내신 성적이 좋지 않다면 ‘수능 모드’로 변경할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도 좋다. 고3 학생들은 고교 내신이 1학기만 남은 상태다. 학생부 경쟁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수시 준비에 시간을 빼앗기지 말고 수능 경쟁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거나 내신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논술 등에 주력할 수 있다. 수능에 주력하는 학생이라면 학교 휴업 기간에 수능 시간표에 맞춰 생활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달라진 시험범위 체크해야

2015년에 개정된 교육과정이 고교에 전면 적용되면서 수능 출제범위가 일부 조정됐다. 수험생들은 시·도교육청 주관 학력평가와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모의평가를 치른다. 이들 시험은 수능 시험범위 조정에 따른 실제 수능의 출제 경향과 난이도의 가늠자 역할을 하게 된다. 수험생 입장에선 소중한 기회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미뤄지고 3월 학력평가 시행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하기 때문에 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과 9월 모의평가에도 일부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개별 고교에서는 개학 이후 학습 진도를 빠르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잡히지 않아 개학일이 더욱 늦춰지게 되는 지역의 고교라면 개학 이후 진도가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고3 수험생 입장에선 각종 모의고사는 물론 정기고사 범위까지 달라지는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학사일정이 유동적인 상황을 미리 대비한 수험생과 무방비인 수험생이 받는 충격은 다를 수 있다. 종로학원은 “학습 결손이 발생할 수 있는 이 시기에 재학생들은 2학년까지 배웠던 기본 개념을 잘 다져 놓으면 앞으로 유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재수생이라면 특히 수학의 달라진 수능 시험범위를 체크해야 한다. 예컨대 문과 학생이 주로 치르는 나형의 경우 집합과 명제, 함수, 수열의 극한이 제외됐지만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가 추가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과 수험생이 치르는 가형은 사인·코사인법칙, 수열, 수열의 극한이 추가됐다.

차분하게 입시전략 재점검

입시환경 변화를 확인하고 틈틈이 대입 전략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다. 최근 고3 학생 수는 줄고 수능 위주인 정시 비율이 올라가고 있다. 올해 고3 학생 수는 44만5479명(교육통계 기준)으로 1994년 수능 도입 이래 가장 적다. 전년 대비 5만6137명, 2019학년도 대비 12만5182명 감소했다. 고3 학생은 줄었지만 대학 모집 인원은 큰 변화가 없다. 따라서 합격선 하락 등으로 대학 합격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해보다 높아 정·수시 모두 상향 지원 추세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권 대학의 경우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경쟁률 변화 폭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주요 대학들의 정시 확대 기조가 뚜렷하다. 따라서 수능의 학습 중요도는 높아졌다. 학습 결손을 어떻게 막을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을 미리 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고교 학사일정 조정이 불가피해 방학 기간이 짧아질 수도 있다. 통상 방학 기간에 준비하는 자기소개서의 경우 2학년까지의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을 확인해 개요를 미리 작성하거나 특징을 잡아놓을 수 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입시 환경에서 착오를 줄일 수 있고, 남은 고교생활을 좀 더 유용하게 보낼 수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