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600명까지 늘어났지만 의료인력은 환자 증가세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망자까지 속출하면서 기존 의료진의 피로도는 한계치에 접근하는 형국이다.
대구시와 지역 대형병원들이 파악한 대구 의료진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4000~5000명 정도다. 직접 확진자를 치료하거나 전화 문진, 조력치료 등에 투입되는 인원까지 다 포함해서다.
이들이 확진자 3600여명의 진료·치료는 물론 진단검사, 유증상자들의 검체검사 업무까지 전부 맡아야 한다.
음압병상의 경우 최소 호흡기내과 의사 1명과 감염내과 의사 1명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다른 증상이 있으면 다른 분야 의사도 필요하다. 중증이면 환자 1명당 최소 간호사 1명은 전담해야 한다. 3교대까지 감안하면 필요 인력은 급격히 늘어난다. 중증 확진환자 1명당 최소 6명의 의사·간호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대구에선 1만9636건의 진단검사가 실시됐다. 대구시는 여기다 시민들 중 감기증상을 가진 사람들까지 전수 검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의료진 일손이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의사 76명, 간호사 183명, 방사선사 2명, 임상병리사 4명 등 265명의 외부 의료진이 파견됐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질병관리본부는 의사 262명, 간호인력 358명, 기타(방사선사, 임상병리사) 7명이라고 설명했다. 질본과 대구시가 파악한 외부 의료인력 상황이 서로 다른 셈이다.
파견 의료진은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대구의료원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구·군보건소(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간호사관학교 신임 간호장교 75명이 파견되며 전국 자원봉사 의료진 800여명이 투입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 내 코로나19 전담 의료진은 대구의료원과 대구동산병원에 가장 많이 배치돼 있다. 대구동산병원은 기존(지역) 의사 27명, 간호사 68명, 방사선사 11명, 임상병리사 8명에다 파견 의사 21명과 파견 간호사 50명이 치료에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의료원엔 기존 의사 34명, 간호사 200여명에 파견 의사와 간호사 30여명까지 260여명이 근무한다. 추가로 병상이 확보된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91명, 대구보훈병원 386명도 코로나19 진료에 투입된다.
전담병원은 아니지만 음압병동 선별진료소 등을 운영하는 상급·대형 종합병원에서도 전체 의료진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관련 업무와 연관돼 있다. 한 상급병원 관계자는 “많은 인력이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투입되다보니 다른 외래진료는 거의 중단 상태”라고 전했다.
대구 8개 구·군보건소에도 파견 의사를 포함해 200명 가까운 의료진이 선별진료 업무에 매달리고 있다.
대구에는 지난해 말 기준 의사 5856명이 등록돼 있고 간호사 1만2347명, 의료기사(치위생사 제외) 4864명이 있다. 대구시는 시내 전체 병원 3781곳 중 코로나19 대처 능력을 갖춘 병원이 상급 5개와 대형종합병원 서너 군데가 전부라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의료진이 최대 가용치라는 의미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