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고속정서 수류탄 터져 7명 중경상

입력 2020-03-04 04:03
참수리 고속정. 본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해군 150t급 고속정 안에서 해상사격훈련을 하다 해상용 수류탄이 선내에서 폭발해 승조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중상자들은 얼굴과 몸을 심하게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군은 수류탄 폭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해군작전사령부에 따르면 3일 오후 12시20분쯤 경남 거제도 인근 해상에서 사격훈련 중이던 해군 고속정에서 수류탄이 폭발했다. 승선한 30여명 중 간부급 승조원 2명이 중상을, 5명이 경상을 입었다. 해군은 당초 4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밝혔지만, 타박상을 입은 1명이 추가 확인됐다. 중상자 2명은 부산권역외상센터로, 경상자 5명은 인근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다.

중상자들은 사고 직후 선상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해군 헬기로 경남의 한 민간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부상 상태가 심각해 앰뷸런스편으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전문센터로 이송됐다. 중상자들은 모두 의식이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관계자는 “중상자 1명은 손과 얼굴 부위를 다쳤고, 다른 중상자는 치아와 몸에 손상이 있다”며 “현재까지 생명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는 승조원들이 소총사격 훈련을 마친 뒤 수류탄을 선박 바깥으로 투척하는 훈련을 하다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밖으로 던져야 하는 수류탄이 선박 안에서 잘못 폭발했다는 것이다. 승조원 중 1명이 훈련 중 수류탄을 놓쳤을 수 있다. 다만 해군은 “함내 폭발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며 “정확히 어떤 경위로 수류탄이 터졌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다”고만 설명했다.

훈련 당시 주변에 다른 배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함정 정비 차원에서 해당 함정만 단독으로 훈련을 하고 있었다. 해군 관계자는 “전투준비태세 유지를 위한 정상적이고 필수적인 해군 훈련 중 발생한 사고였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고속정은 해군 3함대 소속 참수리급 고속정(PKM·150t급)이다. 이 정도 고속정에는 보통 25∼28명이 탑승하는데 이날 훈련에는 30여명이 승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고 부위는 ‘함미(군함의 꼬리)’다.

해군은 우선 모든 사격훈련을 중지하고 사고원인을 조사해 재발 방지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고 함정 승조원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지 않도록 정신건강현장지원팀을 파견해 정신과 진료를 맡겼다고 설명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