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희망의 백신 전하자” 한마음

입력 2020-03-04 00:01 수정 2020-03-04 15:34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3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를 방문해 박경서 총재(왼쪽)에게 코로나19 극복 재난성금 10억원을 전달하고 있다.강민석 선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한국교회가 팔을 걷어붙였다. 3일 한국교회와 각 기관 등은 의료지원금과 긴급구호품 등을 모아 신속하게 전달하는 등 코로나19 극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웃의 아픔에 침묵하지 않고 사랑을 전했던 교회가 ‘희망 백신’을 전하기 위해 다시 힘을 모으고 있다. 국민일보는 한국교회봉사단과 ‘코로나19 극복 모금 캠페인-힘내이소 대구’를 펼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대구 지역 코로나19 극복에 써 달라며 대한적십자사(박경서 총재)에 10억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이영훈 목사는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를 방문해 박경서 총재에게 직접 성금을 전했다. 이 목사는 “국민 모두가 코로나19로 두려움과 공포에 싸여 있다. 병보다 마음의 염려가 큰 것 같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교회가 꿈과 희망을 주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많은 교회가 국난 극복을 위해 참여한다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 본다”며 “우리 국민은 현명하기에 사태 해결을 위한 모범 답안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보내주신 성금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 사용하겠다”고 답했다.

성금 전달식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박경표 장로회장, 김두영 총무국장,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엄진용 총무, 대한적십자사 장예순 부총재, 백옥숙 재원조성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백석(총회장 장종현 목사)도 서울 서초구 총회회관에서 대구 지역 홀사모(홀로 된 사모)와 은퇴 목회자, 미자립교회 등을 지원하기 위해 구호박스 110개를 제작했다. 총회는 마스크 10개와 쌀 화장지 물티슈 치약 손세정제 등 15만원 상당의 10가지 구호품을 박스에 넣어 택배로 발송했다. 장종현 총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가장 피해를 보는 분들이 소외 계층”이라면서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교회와 가정이 없는지 특히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세군(사령관 장만희)은 대구·경북 취약 계층에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보내고 있다. 2일은 마스크 1만5000장과 손소독제 5000개, 지난달 25일은 마스크 3500장과 손소독제 900개를 배송했다. 위생 물품 및 생활필수품도 대구·경북 지역을 포함한 전국 취약 계층에 배분키로 했다. 구세군은 기업과 단체가 자선냄비로 후원한 성금 상당액을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과 쌀 라면 김 등 식료품의 형식으로 대구·경북 지역에 지원할 계획이다.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구세군과 함께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대구·경북 지역 소외 이웃 1500가정에 긴급구호 사역을 펼친다. 교회는 지난 1일 주일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리며 마음을 모은 헌금 일부와 특별재난 지원 예산을 편성해 위기에 처한 저소득층 가정을 위해 손소독제, 소독용 티슈 등 위생물품 박스와 쌀 라면 즉석식품 등이 포함된 긴급구호용 생필품 박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긴급구호 박스는 7일 전달된다.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와 소속 교회들도 돕기에 나섰다. 강남중앙침례교회(최병락 목사) 지구촌교회(최성은 목사) 여의도침례교회(국명호 목사) 등은 교단을 통해 긴급 목회자 생계비를 지원키로 했다. 강남중앙침례교회는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낸 구제헌금 1억원과 세탁세제 2000장을 내놨다. 지구촌교회와 여의도침례교회도 각각 3000만원과 1000만원을 후원금으로 전달했으며 성광교회(유관재 목사)는 2000만원 상당의 마스크와 손세정제 물품을 총회에 전달했다. 기침은 이와 별도로 4일 새벽 대구로 이동해 6500여장의 마스크와 400여개 소독 스프레이를 지역 사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YWCA연합회(회장 한영수·한국Y)도 대구YWCA에 긴급 자금 300만원을 지원하고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한국Y는 대외적으로 ‘YWCA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분들과 함께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선포하고, 대구Y에는 ‘대구시민 여러분, YWCA가 함께하겠습니다’는 위로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송길원 목사(오른쪽)가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를 방문해 미국의 S교회가 기부한 1만 달러를 국민일보 변재운 사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진관감리교회(이현식 목사)도 서울 은평구 김미경 구청장에게 19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지난 1일엔 서울 소망교회(김경진 목사)가 온라인예배를 드리면서 헌금 전액을 대구·경북 지역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예장통합 총회는 지난달 28일 대구 경북 부산에 마스크 11만장을 제공했다.

미주 한인교회도 동참했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S교회는 미화 1만 달러를 국민일보에 기부했다. 이 교회 협동목사이기도 한 송길원 청란교회 목사는 3일 국민일보를 방문해 성금을 전달했다. 송 목사는 “교회 측이 부득불 교회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 했다”며 “S교회는 내년이면 설립 20주년을 맞는다. 선교에 열의가 많아 선교사를 위한 치유센터 ‘잠자는 마을’ 설립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3세기 로마제국 당시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 기독교인들은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병든 자를 품었다. 그래서 당시 신자들은 ‘파라볼라노이’로 불렸다. ‘위험을 무릅쓰는 자’란 뜻”이라며 “위기일수록 교회가 나서야 한다. 의료봉사단을 꾸리고 자원봉사자를 모으자. 교회 시설을 내놓자”고 제안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 코로나19 성금 캠페인

국민일보와 한국교회봉사단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모금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현재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고통받는 이웃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웃의 아픔에 침묵하지 않고 사랑을 나눴던 한국교회의 저력이 다시 한번 필요합니다. 한국교회와 성도 여러분의 기도와 참여를 바랍니다. 기부금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취약계층 및 자가격리자, 방역 물품이 필요한 의료진 등 지원을 해야 하는 곳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모금기간: 2020년 3월 2일~4월 30일

◇성금계좌: 기업은행 022-077066-01-110 (예금주:㈔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

◇문의: 한국교회봉사단·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02-747-1225), 국민일보(02-781-9418)

◇후원: 한국교회총연합



◇성금 명단(3일 오후 4시 현재)

△미국 버지니아 S교회 1000만원 △지옥심 20만원 △남선우 오아시스교회(문병용 목사) 10만원 △여유현가족 5만2500원 △김용현 박경숙 5만원 △현덕희 조계화·고봉남 3만원 △한영희 장영선 권경문 한승우 사랑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