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 서린요양원에서 1주일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량 발생하면서 새로운 집단 감염지가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북도와 경산시에 따르면 서린요양원에서 지난달 27일 61세의 요양보호사가 신천지 신도와 접촉한 뒤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틀 후 입소자 2명과 요양보호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3월 들어서는 감염속도가 더 빨라졌다. 지난 1일에는 입소자 2명과 요양보호사 1명이, 2일에는 입소자 2명과 요양보호사 4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1주일 만에 13명의 확진자가 한 시설에서 나온 것이다.
요양원 관계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어르신들은 다른 사람과 접촉이 이뤄지지 않게 별도 공간에서 생활하도록 했다”며 “나머지 입소자들은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고령의 입소자들이 집단생활하는 노인요양시설 특성상 추가 감염자가 대량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까지 이 요양원에는 모두 122명(입소자 74명, 직원 48명)이 생활하고 있었다. 경북도 보건정책과 관계자는 “입소자 대부분이 노인성 질환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많아 추가 감염자가 무더기로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산 엘림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에서도 입소자 2명에 이어 이날 요양보호사 1명도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이 시설에는 입소자 6명과 종사자 8명 등 모두 14명이 생활하고 있다. 대구와 경북 청도 사이에 위치한 경산에서 확진자가 급증하자 시민들 불안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경산의 확진자 수는 229명으로 대남병원 집단감염 사태를 빚은 청도군의 130명보다 100여명이나 더 많다.
시내 대학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된 신천지 포교활동이 코로나19 확산을 가속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경북도는 지역 대학 내 포교활동을 아예 금지하는 강수를 꺼내 들었지만 불안감을 얼마나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산=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