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20여년 전인 1994년 봄 홍정길 목사가 주관하는 한국밀알재단에서 전국 중증장애우 서울 나들이 행사가 있었다. 우리 집에 홈스테이하게 된 김성자 전도사님은 중증장애우가 있었는데 2박 3일간 함께 지내면서부터 우리 가족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됐다. 그때 그분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기도하던 중 2011년 6월 5000만원의 기금을 마련해 ‘석성 1만 사랑회’라는 사단법인을 설립하게 됐다.
그때 이런 꿈을 꾸게 됐다. ‘1만명의 후원자가 매달 1만원을 기부하게 되면 매달 1억원이라는 기금이 모이고 1년이면 12억원이라는 큰돈이 모일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매년 중증장애우들의 재활을 돕는데 큰 도움이 되겠구나.’
그런데 막상 법인을 만들고 보니 그 뜻대로 추진되지 않았다. 지금껏 매달 500여명의 후원자가 설립 취지를 이해하고 1000여만원의 후원금을 보내주고 있다. 물론 나도 힘써 일해 모은 돈을 여기에 보태고 있다.
이렇게 모인 기금을 한 푼도 헛되어 안 쓰고 1년을 모으면 1억5000만원 정도가 됐다. 이것으로는 그들에게 별로 큰 도움이 안 될 것같이 보였는데 하나님께서 이를 어여삐 보셨는지 그동안 꿈같은 기적들을 보여주셨다. 보잘것없는 작은 규모이지만 누구든지 땅만 제공해주면 2년마다 중증장애우 공동생활관을 한 채씩 지어줄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한국해비타트를 연결해 주셨기 때문이다. 석성 1만 사랑회에서는 공사자재값만 부담해주고 한국해비타트에서는 일체의 공사를 맡아서 해주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석성1만사랑회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되고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을 돕는 공익법인으로 매월 회원님들이 보내주는 후원금으로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공동생활관인 석성 나눔의 집 건립과 재활치료비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해왔다.
충남 논산에 있는 ‘석성 나눔의 집 1호점’은 2014년 준공돼 충청지역 장애인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김성자 원장이 본인도 불편한 몸이지만 열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장애인들의 화합의 장소인 ‘사랑의 쉼터’로 활용되고 있으며 매월 일정 금액을 재활치료비로 지원해주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석성 나눔의 집 2호점’은 2016년 준공됐다. 자폐성 장애인들이 함께 거주하면서 말기암 환우들을 보살펴주고 있으며 발달장애인들의 재활치료뿐만 아니라 ‘사회적 자립’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석성 나눔의 집 3호점’은 2017년 준공했다. 2011년 우면산 산사태와 홍수로 큰 피해를 당해 4개월간 리모델링 사업을 해 현재 무연고 지적장애인 20여명이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석성 나눔의 집 4호점’은 2019년 9월 수원 중앙기독학교 내 준공됐다. 장애 학생들과 비장애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도예공방으로 통합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장애 학생들의 진로 지도에 도움을 주게 됐다.
‘석성 나눔의 집 5호점’은 여성 중증장애인 전용 공동생활관으로 2019년 12월 경북 구미시와 건립 협약식을 했다. 석성일만사랑회에서 2억원을 지원해 올해 상반기 중 경북 구미시 도개면(옛 동산초등학교)에 건평 230여㎡(70평) 규모로 생활실, 휴게실, 세면장 등 편리 시설이 건립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나라 안팎이 매우 어수선하고 심히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크리스천이 나서서 하나님을 감동시켜 드리면 어떨까. 그래서 각자가 처한 곳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중증장애우 이웃들을 한 번쯤이라도 찾아가서 격려해주고 마스크를 전달하면 어떨까.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고통받고 있는 중증장애우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조용근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