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단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관련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일본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발레단은 2일 징계 방침을 밝히는 한편 3월 예정됐던 ‘백조의 호수’(20~22일)와 ‘호이랑(27~29일’·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을 취소하기로 했다.
국립발레단은 지난달 14~15일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백조의 호수’ 공연을 진행했다. 이후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감염자가 급속히 늘어나자 발레단은 안전조치 차원에서 2주간 단원 전체의 자가격리를 결정했다. 그리고 같은달 20~21일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 25~26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백조의 호수’ 공연도 모두 취소했다.
그런데, 자가격리 기간 동안 국립발레단 발레리노 A씨가 지난 27일 일본 여행을 간 것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A씨의 여행 사실은 SNS에 올린 사진 때문에 들통이 났다. 논란이 일자 A씨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다음날 귀국했다.
국립발레단의 자가격리는 보건당국 차원의 조치가 아니었기 때문에 A씨는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하는 법적 처벌을 받지 않지만 내부 징계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강수진 예술감독은 이날 오후 사과문을 내고 “국립발레단 소속 단원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저질렀다. 예술감독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내부 절차를 거쳐 해당 단원에 대한 징계 등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단원 관리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한국 못지않게 코로나19의 지역 확산이 빠른 곳이어서 감염 위험성이 높다. 국립발레단은 “A씨가 현재 코로나19 관련한 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지만 안전을 위해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편 국립발레단은 2일 자가격리를 해제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3~8일 단원 휴업을 결정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