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00실 규모 영덕연수원 코로나 생활치료센터로 내놨다

입력 2020-03-03 04:05

‘착한’ 대여와 임대가 확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예방과 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 300억원을 쾌척했던 삼성은 병상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자 연수원을 치료센터로 내놨다. 민간기업 첫 사례다. 삼성경제연구소 사회공헌연구실, 삼성인력개발원, 연수원 소유권자인 삼성전자가 협의해 시설 공유를 결정하고 정부에 공유 의사를 먼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 2일 브리핑을 통해 밝힌 생활치료센터에는 농협경주교육원, 문경 서울대병원인재원 등과 함께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사진)이 포함됐다.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경증 환자들이 입소할 시설이다.

삼성이 제공하는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은 경북 영덕군 병곡면 칠보산 인근에 있다. 2015년 완공돼 삼성전자 임직원과 가족이 쉬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면적은 8만5000㎡(건축 면적 2만7000㎡)로 300실 규모다. 식당은 220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영덕연수원 생활치료센터는 이번 주 중 열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경증 환자들이 생활치료센터에 머무르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의료진의 신속한 치료를 받아 코로나19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은 지난달 26일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총 300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기업 중 가장 먼저 삼성이 자사 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자 다른 기업도 동참 여부를 검토하고 나섰다.

인터넷 서버 임대료 인하 사례도 나왔다.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은 이날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하는 중소기업 1만3000여곳(월 이용요금 기준 200만원 이하)을 대상으로 서버 비용을 3~4월 50% 인하한다고 밝혔다. 원격근무를 지원하는 그룹웨어 ‘워크플레이스’도 무료 프로모션 혜택을 제공한다. 최대 1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가 임대료 지원과 인하 사례도 줄 잇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0억원과 25억원을 투입해 대리점 월세와 인건비 등을 지원한다. 인천공항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코레일 등 임대시설을 운영하는 공공기관 103곳도 임대료 인하에 참여했다.

코로나19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돕는 ‘착한 임대인’ 캠페인은 지난달 12일 전주 한옥마을에서 처음 시작됐다. 지난달 말까지 전주 전통시장, 서울 남대문시장·경동시장, 대구 서문시장 등에서 점포 9300여곳이 임대료를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임대료를 내리는 건물주에게 임대료 인하분의 절반만큼 세금을 깎아준다고 발표하면서 참여 임대인은 더 늘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정책 수혜자는 소상공인 혹은 공공기관 건물에 입주한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연 매출 10억~120억원 이하 기업을 소상공인으로 분류한다. 그래서 종업원 6명을 둔 식당 주인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반면 공공기관 건물에 입주한 중소기업은 직원이 많아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