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낮 12시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내 중앙교육연수원 앞. 앰뷸런스 차량이 쉴 새 없이 드나들었다. 구급차량이 들어가고 나올 때마다 소독약이 뿜어져 나왔다. 정문 앞은 경찰병력이 지키고 있었다.
연수원은 전날 바뀐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지침에 따라 경증 환자를 모아 치료하는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됐다. 대구의 첫 생활치료센터다. 환자 이송은 오전 11시쯤부터 시작됐다. 방호복과 마스크를 쓴 구급대원들은 앰뷸런스를 몰고 정문을 통과해 들어갔는데, 보이지 않도록 정문에서 깊숙이 들어가 환자를 하차시켰다. 때문에 앰뷸런스들은 길게 줄을 서서 들어갔다.
평소와 다른 모습이었지만 연수원 인근 직장인들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연수원 앞을 산책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인근 한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김모(52)씨는 “3~4일 전부터 연수원에 경증 환자들이 들어온다는 소리가 들렸지만 주위 동료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았고 좋은 시설을 제대로 이용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고 전했다.
연수원이 위치한 신서혁신도시는 2015년 조성됐는데 지방으로 이전한 중앙신체검사소 한국감정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사학진흥재단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가스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정보화진흥원 등 10여개 공공기관들이 모여 있다. 대구 외곽에 위치한 데다가 원룸촌, 오피스텔 등을 제외하면 주거지역과 떨어져 유동인구도 많지 않다. 그래서 주민 반대는 거의 없었다. 연수원은 혁신도시에서도 안쪽 인적이 더 드문 곳에 위치해있다.
500여m 떨어진 식당가의 분위기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연수원이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 것을 모르는 상인도 있었다. 30대 식당 주인은 “연수원에 환자들이 들어오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연수원도 혁신도시가 조성될 때 함께 조성된 시설로 160실 규모다. 1인 1실로 운영될 예정이다. 의사와 간호사 등 10여명의 의료진도 상주하며 24시간 환자들을 모니터링하고 치료한다.
대구시는 자가격리 입원대기자 등 경증 환자 160명을 모두 연수원에 입소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앰뷸런스 36대를 동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가능하면 모든 환자를 옮기고 싶지만 하루 만에 가능할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대구는 확진자 수가 3000명을 넘었다. 입원환자는 1000여명으로 2000여명의 환자가 자가격리 상태로 입원대기 중이다. 정부가 코로나19 경증과 중증 환자를 분리해 치료하는 방침을 세웠지만 대구의 병상 부족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구시는 중앙교육연수원 이외에도 삼성인재개발원 영덕연수원, 농협경주교육원, 문경 서울대병원인재원을 생활치료센터로 확보할 예정이다. 4개 시설을 다 합치면 700여실 정도가 확보된다. 시는 지속적으로 대구와 대구 인근 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