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으로 하나되는 여정… ‘개더링’을 아십니까

입력 2020-03-03 18:22
한국의 개더링을 섬기는 목회자들이 데이빗 데미안 목사와 자리했다. 왼쪽부터 김이성 설진국 데이빗 데미안 백주석 황은혜 김원철 목사. 강민석 선임기자

‘개더링’(Gathering)을 아십니까?

지금 전 세계 기독교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영적 모임 가운데 하나가 개더링이다. 개더링은 문자적으로는 ‘특정 목적을 위한 모임’ 정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지금 전 세계에서 역동적으로 열리고 있는 개더링에는 이보다 훨씬 깊은 영적 의미가 담겨 있다. 개더링은 ‘열방을 주님의 임재 가운데 한 가족으로 초대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이 개더링이라는 이름은 성경 스가랴 10장 8절의 “내가 그들을 향하여 휘파람을 불어 그들을 모을 것은 내가 그들을 구속하였음이라. 그들이 전에 번성하던 것 같이 번성하리라”에서 나온 것이다. 바로 이 구절 속 ‘내가 그들을 향하여 휘파람을 불어 그들을 모을 것’이라는 말씀에서 개더링이라는 이름이 나왔다.

1995년 데이빗 데미안 목사, 기드온 추 목사 등의 섬김을 통해 캐나다에서 시작된 개더링은 지금 중국과 한국, 일본, 이집트, 요르단, 독일 등 전 세계에서 열리며 수많은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고 있다. 홍콩에서 열리는 개더링에는 매번 중국 본토의 크리스천들을 포함해 1만 5천여 명이 모이며 ‘선교사의 무덤’이라고 할 정도로 기독교의 토양이 부족한 일본에서도 3천여 명 모일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한국에서도 이미 부산과 광주, 제주 등지에서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차례 개더링이 열렸다. 2020년 중에 서울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개더링이 열린 곳마다 지역과 국가적인 변혁이 이뤄졌다. 개더링이 시작된 캐나다에서는 모임이 열리고 난 뒤에 연합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범죄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등 사회 전체적으로 성결의 분위기가 높아졌다.

이집트계 캐나다인으로서 전직 의사 출신인 데이빗 데미안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개더링으로 함께 모이는 이유는 저명한 강사의 강의를 듣기 위함도, 하늘로부터 엄청난 무언가를 받기 위함도 아닙니다. 가족으로 함께 모여 하늘 아버지 집을 찾아가기 위함입니다. 함께 주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가운데 하나님이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을 듣고, 그분이 원하시는 것을 하기 위해 모이는 것(개더링)입니다. 그렇게 오직 하나님만을 추구하며 모였을 때에 하나님이 사회와 국가의 영적 변화를 일으켜 주십니다.”

개더링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들이 있다. ‘연합’ ‘남은 자’ ‘하나님의 얼굴’ ‘아버지 마음’ ‘거룩한 정렬’ ‘홈커밍(귀향)’ ‘가족’ ‘하나님이 거할 집’ 등이다. 이런 것들이 개더링의 핵심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개더링이 추구하는 바는 우리 모두 ‘하나님의 거할 처소’(God’s Dwelling Place)로서 가족으로 하나 됨을 이뤄 나가는 것이다. 가족이 되어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손잡고 가는 것이다. 데이빗 데미안 목사를 비롯해 개더링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아버지의 마음을 좇는다.

모두가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남은 자(remnant)가 되고, 그들이 주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거룩한 정렬을 해서, 한 가족으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자신의 분량에 맞게 하는 것이 데미안 목사와 개더링 참여자들이 발견한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의 차이를 뛰어넘어 연합해서 이 땅에 하나님이 거할 집을 짓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 개더링을 ‘하나 됨의 여정’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 개더링에는 백주석(포도원) 설진국(주영광) 황은혜(그레이스선교) 김원철(큰숲) 김이성(연제로교회) 목사 등이 리더십으로 섬기고 있다. 이들을 비롯해 개더링에 참여하는 교회와 성도들은 하나님 안에서의 가족 공동체를 형성하며 이 시대 가운데 풀어지는 하나님의 마음을 준행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 개더링에 대한 모든 것이 담긴 책 ‘개더링’(GATHERING·국민북스·사진)이 출간되었다. 이 운동과 관련된 최초의 책이다. 데이빗 데미안 목사와 한국의 기록문화연구소가 공동으로 저술한 이 책에는 개더링의 의미와 전개 과정, 핵심 가치 등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데미안 목사를 비롯해 홍콩의 에디 마 목사와 일본의 이토 요시코 목사 등 개더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해외 목회자들의 인터뷰도 실려 있다.

백주석 목사는 책에서 “진심으로 개더링이 나와 교회를 살렸다”면서 “개더링을 통해 우리 모두가 벽과 차이를 뛰어넘어 ‘하나’가 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마음으로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황은혜 목사는 “처음 개더링을 접했을 때 ‘이제 너희 나라는 살았다. 이제 너희 나라에는 소망이 있다’는 하나님의 음성을 분명히 들었다”면서 “개더링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이 이 땅과 이 나라를 살리실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홍준 목사(호산나교회 원로)는 추천사에서 “개더링은 정말 좋은 모임으로 그 모임에 참석하면 무엇보다 관계가 회복된다”면서 “서로 화해하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린다는 하나님의 말씀이 이뤄지는 귀한 모임이 바로 개더링”이라고 말했다.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가치 가운데 하나가 ‘하나 됨의 회복’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개더링의 연합의 정신이 한국 땅 속에서 풀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정치와 사회, 종교적으로 한국은 너무나 나뉘어 있다. 하나 됨은커녕 갈수록 분열이 극심해 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갈라진 틈을 막으며 무너진 성을 보수하기 위해 노력하는 화해의 중보자들이다. 이런 점에서 ‘하나 됨’과 ‘가족 됨’을 강조하고 그 길을 걸어가는 개더링의 정신을 배우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