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신 몸’ 마스크 매점매석·대금사기 잇달아… 범죄 계속된다

입력 2020-03-02 04:0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크게 확산하면서 검경의 최대 현안도 ‘귀하신 몸’ 마스크로 모이고 있다. 마스크를 사재기하거나 웃돈을 얹어 공급하는 매점매석 행위, 마스크를 구하려는 절박한 마음을 이용해 대금편취 사기를 벌이는 행위에 대해 엄중 단속이 이뤄지는 것이다. 경찰이 수사하고 검찰이 지휘하는 마스크 관련 매점매석·사기 사건들은 당분간 증가세일 것으로 보인다.

1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경은 현재 12건의 마스크 관련 매점매석 사건, 22건의 마스크 대금편취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마스크를 다량으로 사재기하는 행위들에 대해 물가안정법위반 혐의를 적용토록 수사 지휘 중이다. 폭리를 목적으로 물품을 매점하는 행위로 보겠다는 것이다. 대검찰청은 마스크 구입 빙자 사기에 대해서도 구속 수사를 염두에 두는 등 평소보다 엄중한 태도로 수사 지휘를 하라는 방침을 일선 청에 하달했다.

엄단 기조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관련 범죄는 증가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곧 종식될 것으로 예상하기는 힘든 실정이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경찰에 마스크 매점매석을 고발한 건수는 지난 28일 현재 16건으로 집계됐는데, 그간 유통업체들이 사실상 사각지대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추가 고발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사태가 여기까지 온 데에는 원인이 다양하다”며 “가수요(물자가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 당장 필요가 없으면서도 일어나는 예상수요)도 많고 매점매석도 있고, 해외 수출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마스크 생산업체들이 원자재와 부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도 마스크의 품귀 현상 지속, 관련 범죄 증가세를 예상하게 한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원·부자재는 대부분 공급이 중단됐다. 국내 원·부자재 업체는 생산량 대비 주문량 폭주로 대부분 재고가 소진됐고, 이에 마스크의 핵심인 ‘필터’ 수급이 난망해졌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재를 생산하는 해외 자회사를 보유한 업체는 생산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별다른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자체적인 면 마스크 생산 계획을 밝힌 교정시설도 등장했다. 광주교도소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봉제 작업장에서 면 마스크를 생산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개당 600원 단가의 순면 원단으로 제작하겠다는 것이다. 면 마스크지만 지난 27일 2000개 생산에 따라 수용자 1인당 2~3개씩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승은 허경구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