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응렬(54) 미국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목사는 울산 북구 농소면 농촌에서 자랐다. 나무를 하러 낫을 들고 산에 오르더라도 영어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중학교 3학년 때 교회에 처음 출석했으며, 한국외대 영문과 시절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UBF)를 통해 예수를 인격적으로 영접했다. 이후 총신대 신대원을 졸업하고 5년 만에 미국 고든콘웰신학교에서 성경신학 석사학위와 남침례교신학교 설교학 박사학위를 모두 취득했다.
그는 2003년부터 총신대 설교학 교수로 재직하다가 2012년 고 이원상 원로목사로부터 청빙 제의를 받는다. 깊은 기도 끝에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나의 죽음을 생각하면 모든 게 단순해진다.” 총신대 교수사역을 정리하고 2013년 미국 동부 한인교회를 대표하는 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 부임했다.
1973년 창립된 교회는 2003년 미국의 5만여 교회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성장하는 13개 교회 중 하나에 선정될 정도로 건강한 교회다. 미국장로교단(PCA)에 소속된 교회로 2010년 현재의 북버지니아 센터빌 49만5867㎡(15만평) 부지로 이전했다. 1200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다. 류 목사 부임 후 1000여명의 성도가 늘어 현재는 5000여명이 출석한다. 교인 평균 연령이 2년에 1세씩 낮아져 현재는 41세 수준이다.
백순(80) 장로는 “설교와 선교에 대한 류 목사님의 열정이 대단하다. 매주 강단에서 예수를 따르되 십자가를 지고 사는 참된 제자의 삶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윤용원(73) 권사는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예수님처럼 대하는 목회철학이 한글학교 여성모임 심방사역 등에 녹아 들어가다 보니 젊은 세대가 몰려들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류 목사의 강점은 설교에 있다. 김우홍(60) 장로는 “류 목사님 부임 후 탁월한 설교로 교회 분위기가 성경 중심, 예수 중심, 다음세대 중심으로 바뀌면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30~40대 젊은 세대와 65세 이상 장년 사역이 전문화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성과 영성을 겸비한 강단은 철저한 준비와 기도에서 시작됐다. 류 목사는 “결국 성도를 변화시키는 것은 진리의 말씀”이라며 “이 말씀을 선포하기 위해 설교자는 철저히 성령께 의지하며 준비하고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경적 성경관에 따르지 않으면 실천적 행위는 본인이 원하는 쪽으로 선택할 수 있다”면서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상황 윤리가 성경적 가치를 넘어서면 안 된다. 상황을 용납하다 보면 모든 게 수용 가능한 상황이 된다”고 우려했다.
미주 한인교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언어와 문화가 전혀 다른 다음세대에게 어떻게 신앙을 전수하느냐에 있다. 그래서 한어사역부(KM, Korean Ministry)의 야성과 신앙정체성을 영어사역부(EM, English Ministry)에 어떻게 전수하고 균형감 있게 사역하느냐 하는 큰 숙제를 안고 있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는 EM을 영어 회중이라 부르는데, 한국어권 목회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기존 EM을 독립시킨 후 다시 시작한 EM에는 한인 2세 500여명이 모인다. 류 목사는 “한인 2세와 다음세대를 위해 ‘캠퍼스 교회’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면서 “워싱턴DC 부근에 한인 2세 젊은이를 위한 교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조만간 아마존 제2본사가 들어선다.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는 교회를 잠시 떠난 젊은이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오는 5월 워싱턴DC 도심에 ‘캠퍼스’를 개척한다. 교회가 새 예배당과 주차장을 확보하기 위해 외곽으로 나올수록 도심 거주 젊은이들의 출석률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류 목사는 “워싱턴DC에 거주하는 한인 2세의 연령층은 50%가량이 25~45세”라면서 “도심이다 보니 대부분 아파트에 거주하고 주차비 부담 때문에 자가용 없이 대중교통과 우버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어권에 속한 이들은 직장을 갖고 결혼을 하면서 신앙을 잃어버린 경우가 대다수”라며 “거리가 멀다 보니 도심 외곽의 교회까지 나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려면 도심교회의 형태로 직접 그들의 삶의 현장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는 목양행정(목양, 새가족, 가정, 시니어 사역원), 예배행정(예배찬양, 정보미디어, 친교, 행정, 재정 사역원), 교육행정(어린이, 청소년·청년, 장년 훈련사역원), 선교행정(커뮤니티, 전도, 선교 사역원)이라는 4개 축으로 움직인다. 순모임은 250여개가 운영 중이다.
워싱턴=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