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함께 이겨냅시다”… 전국서 이어지는 응원·기부 릴레이

입력 2020-03-02 04:05
70대 노인이 지난 28일 인천시청에 찾아와 남기고 간 돈과 손편지. 손편지에는 ‘코로나19 조속한 퇴치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대구!’라는 글이 쓰여 있었고, 현금 24만원이 들어 있었다. 인천시 제공

지난 28일 인천시청 청원경찰실에 70대로 보이는 한 노인이 찾아왔다. 노인은 재난안전대책본부로 안내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다”는 말에 “그러면 시장님께 전해달라”며 봉투를 건넸다. 봉투 안에는 ‘#힘내세요 대구 #코로나19 조속한 퇴치 응원합니다! …. 인천시민 드림’이라고 쓴 손편지와 현금 24만원이 들어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 경북지역과 치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을 위한 따스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개인과 단체 기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응원과 기부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광주시의사회는 서정성 남구의사회장을 단장으로 한 5명의 ‘달빛 의료지원단’을 구성, 대구 지원에 나섰다. 의사회는 대구시의사회와 경북도의사회에 각각 2000만원과 1000만원을 기부했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5·18민주유공자유족회·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5·18구속부상자회)는 대구돕기 성금 400만원을 전달하기로 했다. 성금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지만원씨 등에게 손해배상금을 받아 조성한 공익기금으로 마련했다. 경기 남양주시 자원봉사센터는 최근 코로나19 자가격리자들에게 생필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와 응원메시지가 담긴 카드를 전달했다. 카드에는 ‘함께할 그날, 남양주시민 모두가 응원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제주 서귀포시의 한 교회는 성금 500만원을 동주민센터에 기부했다.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도 코로나19 극복에 써달라며 성금 500만원을 기탁했다.

전북대 앞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오진석(30)씨는 전주시보건소와 전북대학교병원 의료진에게 통닭 60인분을 선물했다. 인근 치킨집 주인 이충로(34)씨는 오는 3일까지 통닭 100마리를 판매한 금액을 전주시에 기부하기로 했다.

충남 천안시의사회는 천안충무병원을 방문해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전달하고 격려했다. 인천한의사회도 24시간 비상근무 중인 공무원들에게 전달해달라며 1000만원 상당의 보약 50상자를 인천시에 전달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 인근 커피숍들은 의료진을 격려하는 물품과 응원 메시지를 길병원에 전달했다.

원광대 김종현 전 학생생활관장 등 전·현직 교직원들은 기숙사에 자가 격리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도시락 배달 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김종현 전 관장은 “대학을 찾아준 외국인 학생들이 불편없이 자가 격리를 마칠 수 있도록 옛 동료들과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울산 시민들도 취약계층을 위해 마스크와 200만원 상당의 식료품을 기부했다. 울산시 공무원들은 혈액수급 악화 우려에 따라 긴급 헌혈을 했다.

익명의 서초구민은 현금 1000만원을 구청에 쾌척했다. 여든살이라고만 밝힌 기부자는 “코로나 확진자가 점점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잠원동의 한 주민은 본인이 가진 의료용 마스크 800장을 구청에 전달했다. 서초구에 사는 연예인 아이유도 3000만원을 기부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월30일부터 국민들이 보내준 성금이 2월 27일 현재 531억 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또 마스크와 손세정제·생활용품 등의 기부물품도 45만 점을 기록하며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금 모금 대열에 동참키로 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