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샌드위치’ 車업계, 부품 해결했더니 판매 막막

입력 2020-03-02 04:02
지난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진자가 나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외에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자동차업계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코로나19 비상사태가 장기화되자 생산은 물론 판매와 마케팅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28일 울산2공장 도장부에서 근무하는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대차는 즉시 울산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달 중국산 부품 수급 문제로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두 번째다. 현대차는 확진자 동선을 중심으로 울산2공장 긴급 방역을 진행하고 2일부터 공장을 정상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인기 차종인 SUV ‘팰리세이드’와 제네시스 ‘GV80’을 생산하는 울산2공장의 근무 인력은 오전·오후조를 합쳐 4000명 수준이다.

사무직은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업무 마비’ 상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분위기다.

금호타이어 등 타이어업계도 마찬가지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지난 24일부터 도입한 재택근무 조치를 이번 주부터 확대 적용한다.

업계의 판매 실적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산 부품 문제는 해결했지만 소비가 침체되면서 1분기 판매가 막막한 상황이다. 업계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이던 지난달 중국 부품공장 폐쇄로 줄줄이 생산공장을 멈췄다. 부품 수급 문제로 차질을 빚었던 생산은 거의 정상화 단계에 이르렀지만 전반적으로 외출과 소비가 줄면서 연초 이후 판매 추세가 예년같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 가동률은 90% 수준을 넘어섰지만 곧 2월 실적이 발표될 텐데 코로나19 여파로 성적이 좋지 못할 것”이라면서 “국내 경제가 한 달 넘게 ‘올스톱’인 상황에서 자동차업계도 피해갈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해외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는 올 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승용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 행사나 모터쇼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오는 5일 개막 예정이던 ‘제네바 국제 모터쇼’는 취소를 공식 발표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3∼4일로 계획했던 신차 ‘XM3’ 출시 관련 미디어 행사를 취소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