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폐업하는 사장님이 나왔네요.” “안타깝습니다.” 지난 2월 26일 경상도 지역 자영업자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맥주기계 시설과 튀김기 등 사진이 올라오자 이어진 위로의 글이다. 경양식집을 운영하다 설비를 내놓았다는 A씨는 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고로 팔면 자잿값이라도 얼마 건질 수 있을까 해서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경기가 원래 안 좋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상권은 텅텅 비어있는 상황”이라며 “정말 장난이 아니다. 겨우겨우 버텨왔는데 이게 터지니까 그냥 쓰러지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2주간 해당 자영업자 카페에 올라온 폐업 관련 사연은 11개다. 코로나19가 자영업자들의 줄 폐업 공포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 지역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대구 달서구에서 돼지찌개집을 운영하는 조모씨는 당장 대출 이자와 임대료가 걱정이다. 조씨는 지난해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대출 5000만원을 받았다. 직원도 함께 줄였다. 신천지 교인인 31번째 확진자 발생 이후 매출이 80% 줄었다고 한다.
대구 월성동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B씨도 이번 달 처참한 매출 성적표를 받았다. 2월은 일수가 적어 원래 힘든 달인데, 매출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B씨는 “당장 2월 말 처리해야 하는 식자재대금과 각종 비용만 1000만원인데 500만원 적자가 났다”고 말했다. 인건비까지 고려하면 적자 폭은 더 커진다. B씨는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대출을 받아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로나19로 또 대출을 받으면 빚이 그만큼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 코로나19가 3~4월에도 진행되면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에서 만두집을 운영하는 이모(57)씨는 2명의 직원에게 당분간 쉬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혼자 일해 하루 10만~20만원을 벌지만 기본 운영비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에는 매일 300~400여명의 소상공인들이 방문해 긴급 자금 지원 상담을 받고 있다.
김유나 임주언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