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기관지 천지일보 포털에서 퇴출 시켜야”

입력 2020-03-02 00:03
천지일보의 신천지 관련 보도. 천지일보 캡처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기관지로 반사회적 종교집단을 두둔해 온 천지일보를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천지일보는 네이버와 카카오다음의 뉴스검색 제휴 매체로 등록돼 있다.

천지일보는 2009년 창간한 신천지 언론사다. 국민일보는 2015년 집중취재를 통해 교주 이만희가 “우리 신천지 신문”이라고 홍보하고, 자체 보고서에서 ‘천지일보 회장, 이만희’라고 명시한 사실까지 밝혀냈다. 하지만 천지일보는 “천지일보는 신천지 신문이 아니다”라는 사고(社告)까지 내면서 발뺌했다.

천지일보는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정관계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총선과 지방자치단체 선거 전 후보들에게 접근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정치권에 줄을 댔다. 2017년부터는 각종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천지TV에서 제작한 영상을 네이버와 카카오, 유튜브를 통해 확산시켜 왔다.

2012년 종교포럼을 개최할 땐 당시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의 축사까지 받았다. 이 대표는 “언론의 사회통합 기능이 어느 때보다 큰 요즘, 천지일보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종교 간 상생과 화합을 선도하는 역할에 충실해 왔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공정한 시각으로 종교계의 소식을 전하고, 종교 간 이해를 돕는 데 더 큰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축사했다.

천지일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엔 자신들의 모체인 신천지를 보호하기 위해 전면전에 나섰다. 이 신문은 ‘신천지는 사실상 피해자’ ‘정부, 오히려 신천지에 사과해야’ ‘신천지 적극 자료 제출 협조 중’ ‘코로나 진원지 누명 쓴 신천지’ ‘신천지 공식 입장… 기성교회 대변한 거짓 보도 유감’ 등 200개 이상의 기사를 쏟아내며 신천지를 적극 두둔했다.

천지일보는 사설에서 “신천지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종교적 핍박을 받는 대표적 종교단체”라면서 “(신천지를 향한) 마녀사냥을 당장 멈출 때 바이러스가 잡힐 것”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펼쳤다. 심지어 코로나19 사태로 신천지 신도들이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인권침해 사례 제보도 받고 있다.

천지일보는 지난 10여년간 한국교회의 부정적 면을 공격하면서 신천지의 14만4000, 육체영생, 보혜사, 이긴자 교리를 충실히 전해 왔다. 지난 24일에는 ‘부산 온천교회 확진자 무더기 발생’ 기사를 싣고 “시민 불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산 온천교회 관계자는 “교회 내 잠입한 신천지 포교꾼 때문에 성도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교회가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그런데도 신천지는 반성은커녕 코로나19 감염을 한국교회와 방역 당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이런 사이비 종교집단과 언론사엔 ‘철퇴’가 내려져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덕술 한국기독교상담소협회 서울상담소장은 “신천지처럼 천지일보도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포교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서 “정부 방역이 실패했던 것은 방역 당국의 지시를 무시하고 포교를 위해 돌아다닌 신천지 집단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심만섭 한국교회언론회 사무총장은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사이트가 반사회적 종교집단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터전이 돼선 안 된다”면서 “하루빨리 천지일보를 언론시장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일보는 천지일보의 반론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천지일보의 자매지로는 ‘글마루’라는 잡지가 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