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도 신천지發 경보음… 유증상 1106명

입력 2020-02-29 04:00
비가 내린 28일 서울 양천구 행복한백화점에서 긴급 노마진 마스크 판매 행사가 열리자 수많은 시민이 몰려들어 우산을 쓴 채 길게 줄을 서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읍·면 우체국 1400곳, 농협 하나로마트(서울·인천·경기 제외) 1900곳, 공영홈쇼핑, 약국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총 501만1000장의 마스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신천지 신도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증상자가 1100명을 넘어섰다. 대구·경북에 이어 수도권도 코로나19 감염 폭증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의 중대한 분수령을 이번 주말로 판단, ‘3월 대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를 통한 유증상자 파악과 격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28일 “서울의 신천지 신도 2만8317명 중 217명을 유증상자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26~27일 신천지 신도 3만3809명을 긴급 전수조사해 연락이 닿은 3만814명 중 유증상자 740명을 확인했다. 인천시도 전수조사를 벌여 유증상자 149명을 찾아냈다. 수도권에서 지금까지 파악된 유증상 신천지 신도는 모두 1106명이다.

최근 서울 은평성모병원 사례와 같은 소규모 집단 감염이 전국에서 속출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인구의 절반이 사는 수도권에서 신천지 유증상자 상당수가 확진 판정을 받게 될 경우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차단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구 지역 신천지 신도 검사에서 유증상자의 80%가량이 확진 판정을 받은 점에 비춰볼 때 경기도의 신천지 신도 중에서만 600명 넘게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확진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2337명이다. 전날 오후 4시 통계와 비교하면 밤새 571명이 늘어났다. 전날 기록한 하루 최대 증가폭(505명)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대구·경북에서도 이날 511명의 환자가 추가돼 이 지역 확진자가 1988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없었다.

정부는 ‘3월 대유행’ 차단 여부가 이번 주말에 달렸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호소문을 발표하며 “코로나19 확산과 장기화의 중대한 고비는 이번 주말과 다음 주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전체 신천지 신도 31만여명 중 아직 조사하지 못한 20만여명에 대한 조사 및 유증상자 격리를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남은 신천지 신도에 대해서도 이번 주말을 포함해 조속한 시일 안에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대본이 27일 자정까지 취합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신천지 신도 중에서는 미성년자와 주소지가 불명확한 경우를 제외하고 총 11만468명에 대한 확인 절차가 끝났다. 이 중 기침 발열 등 증상이 있다고 밝힌 1638명은 유증상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조치됐다.

정부는 나머지 신도 전수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한편 이들의 출입국 기록 등을 점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 조정관은 “집단행사 자제를 요청하고, 복지시설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의 휴관과 등교 연기를 결정한 것은 사람 간 접촉을 줄이는 게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을 막는 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주말에는 사회적인 활동을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규영 구자창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