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7일로 1100명을 넘어섰다. 지난 17일 대구 지역 첫 환자(31번)가 발생한 지 10일 만이다. 확진자의 약 60%는 신천지 종교시설과 관련됐다. 신천지 대구 신도 9000여명, 국내외 신도 31만여명에 대한 조사가 속도를 내면서 확진자 급증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대구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710명에서 422명 늘어 1132명이 됐다. 같은 시간 기준 전국 확진자 1766명 중 64%다. 이날 국내 확진자는 전날보다 505명 늘어 하루 증가치 기준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발병지인 중국의 확진자 증가치(433명)를 넘어섰다. 국내 하루 확진자 숫자가 중국보다 많아진 건 처음이다.
확진자 폭증은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대구 신천지 신도 유증상자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가 통계에 반영된 영향이 크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대구 신천지 신도 9334명 가운데 유증상자 1299명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검사 결과 일부가 오늘 확진자 수 통계에 반영됐고 내일 나머지도 집계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도 유증상자 중 높은 비율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돼 향후 1~2일은 확진자 급증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의 경우 해당 지역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신천지 유증상자 8269명 가운데 약 80%가 양성으로 확진됐다.
보건 당국은 전국 신천지 신도 21만2324명에 대한 유증상자 선별 작업에도 박차를 가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전날 밤 각 지자체가 신도 명단을 배분받아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해외 신도 3만3281명은 법무부와 함께 출입국 기록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대본은 신천지가 주기 꺼렸던 교육생 6만여명의 명단도 이날 제공받았다고 덧붙였다.
사망자는 1명이 더 늘어 13명이 됐다. 13번째 사망자는 74세 남성의 대구 신천지 신도로 전수조사 과정에서 지난 25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입원 치료를 위해 자택에서 대기하던 중 상태가 악화돼 이날 새벽 영남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숨졌다.
의료·요양시설 등의 집단감염도 확대됐다. 서울 은평성모병원은 환자 및 요양보호사 4명이 추가 확진돼 확진자가 11명으로 늘었다. 부산 해운대나눔과행복병원은 종사자 2명이 확진돼 코호트 격리(집단격리) 조치가 이뤄졌다. 경북 칠곡 밀알사랑의집, 부산 온천교회 관련 확진자도 각각 23명, 29명으로 늘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