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착한 임대료 운동’이 전국 각지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건물주가 임대료를 인하하면 절반을 정부가 분담하겠다는 방침에 소상공인들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경기도 수원시와 세류2동 신곡마을 상인회, 신곡마을 상가 건물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수원시 권선구지회 등은 27일 오후 세류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소상공인 임대료 인하 상생협약’을 했다. 착한 임대료 물결이 수원에서도 확산된 것이다.
협약은 해당 지역 상가 건물주가 소상공인들의 위기 극복을 위해 코로나19 사태가 종결 때까지 임대료 10%를 인하하는 데 적극 동참하는 내용이다. 세류2동 도시재생뉴딜사업지구에는 모두 50여개 건물에서 100여개 상가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15명의 건물주가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하기로 약속했으며, 협약 뒤 다른 건물주들의 동참도 기대되고 있다.
강원도 원주시자유시장번영회는 점포주와 임차인 등 번영회원 450여명을 대상으로 관리비 일부를 탕감했다. 1·2월 관리비 6500만원 상당이다. 또 125개 점포주를 대상으로 임대료 일시 인하를 권장하는 협조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대전 중구 은행동의 건물주들도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한 행렬에 동참했다. 은행동 상가발전협의회는 임대료를 10~40% 정도 인하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앞서 협의회는 2017년에도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임대료를 3년간 동결한 바 있다.
충북 진천향교도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했다. 진천향교는 진천읍 내 향교 소유 상가 건물 3곳의 세입자 13명에게 이달부터 임대료를 50% 인하하기로 했다. 진천향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온 국민이 애쓰는 상황에서 고통 분담을 위해 임대료 인하 운동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정부도 착한 임대료 운동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마스크 수급 안정 긴급 브리핑’에서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민간 임대인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하면 50%를 정부가 부담키로 했다. 소상공인 기준은 업종별에 따라 상시근로자 수 5인 또는 10인 미만이다. 방식은 사후 세금 감면이다.
임대인이 내야 할 법인세·소득세 총 세금에서 인하분의 50% 금액이 빠진다. 가령 100만원을 인하한다면 50만원을 내야 할 ‘세금’에서 빼주는 것이다. 약 320만개 사업장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또 시장 내 점포의 20%가 넘는 점포가 임대료 인하 혜택을 받게 되면 이들 시장에 대해 노후전선 정비, 스프링클러 설치 등 화재안전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대구시민을 위한 온정의 손길도 이어졌다. 충남 서산시에 거주 중인 한 80대 주민은 26일 서산시 사회복지과에 방문해 동전과 지폐가 담긴 비닐봉지와 편지 한 장을 건넸다. 봉지 안에는 98만6990원이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대구시민과 공무원, 의료진, 봉사활동을 하신 모든 분에게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대구시민 여러분 힘내십시오. 우리가 남입니까”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강릉·세종=서승진 전슬기 기자, 전국종합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