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영향… 한·미 연합훈련도 사상 첫 연기

입력 2020-02-28 04:06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7일 전격 연기됐다. 감염병이 연합훈련 일정에 영향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과 리 피터스 한미연합사령부 미국 측 공보실장은 국방부에서 공동 발표를 하며 “한·미동맹은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기존에 계획했던 한미연합사의 올해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합참과 한미연합사는 “연합훈련 연기 결정은 가볍게 내린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한기 합참의장이 코로나19 확산 차단 노력과 한·미 장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먼저 훈련 연기를 제안했다”며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상황의 엄중함에 공감해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실제 한국군 확진자는 계속 늘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군 확진자가 전날에 비해 5명 증가한 25명이라고 밝혔다. 군 내 예방적 격리자는 9990여명으로 1만명을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주한미군에서도 병사 1명과 군 관계자 가족 1명 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초 주한미군 측은 연합훈련 연기에 부정적이었으나 상황이 심각해지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훈련 일정은 이후 협의를 거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언제쯤 코로나19가 잦아들지 알 수 없어 전반기 연합훈련이 사실상 취소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연합훈련을 통해 한국군의 임무수행 능력이 검증되는데, 훈련이 연기돼 검증 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논리다.

연합훈련은 연기됐지만 군은 방위태세에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워싱턴의 미 국방대학교에서 “직접 대면해 훈련하지 않아도 지휘통신체계(C4I)를 통해 대응을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