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어릴적 꿈꾸던 항공선교사 무산 절망하다 복음으로 다시 날아

입력 2020-03-02 00:07

성취욕이 강했던 나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랩과 비트박스를 시작해 그룹을 결성했다. 그리고 학교축제 무대에 섰고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여러 학교에 초청받아 공연도 했다. 그후 남자로서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캐나다 유학을 떠났다.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유학 온 목적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수석 졸업의 영광을 안았다.

졸업 후 바로 항공정비사로 공항에 취직해 벨빌이란 도시로 이사해서 작은 한인교회에 찾아갔다.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닌 나는 중·고등부를 섬기며 찬양 인도자가 됐고 화성학 공부와 악기 연습에 힘을 쏟으며 작곡도 했다. 그런데 항공선교의 꿈을 꾸며 준비하던 중 생각지도 않은 비자문제로 하루아침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고 자격에 차질이 생겨 항공선교사의 길도 막혔다.

직업도 없고 앞으로의 삶도 보이지 않는 1년의 시간은 정말 미칠 것 같았다. 그때 교회에 목사님이 새로 부임하셨다. 목사님은 첫날부터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우리의 주인이 돼 주셨고 예수님을 믿지 않는 죄를 회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어야 구원이 있다는 말씀을 반복해 선포하셨다. 구원이 흔들렸던 나는 말씀에 초집중했다. 그러다 사도행전의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심으로 모든 사람이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다는 말씀이 마음을 강타했다. 그리고 십자가 아래서 예수님을 부인하며 도망갔지만 결국 부활의 증인이 돼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제자들의 변화가 눈에 딱 들어왔다. 제자들이 변한 단 한 가지 이유는 부활이었다. ‘보이지 않는 영원한 세상이 존재하는구나!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시는구나!’ 부활은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의 유일한 증거가 선명했다. 내 중심으로 찬양을 인도하고 나를 드러내려 했던 지난 삶이 보였다. 결국 예수를 믿지 않는 내 실체가 드러나 그대로 엎드려 회개하고 예수님을 내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중·고등부 아이들과 청각 장애인들과 함께 찬양하고 복음을 나누는 일을 하던 중 상상하지 못한 사건을 맞았다. 밤늦게 귀가하다가 어떤 괴한에게 얼굴을 맞고 쓰러져 죽기 직전까지 무자비하게 구타를 당했다. 턱뼈가 부러져 피가 수돗물처럼 흘러 구급차에 실려갔다. 병원에서 겨우 정신이 들자 나는 경찰에게 ‘때린 사람을 용서하고 싶다. 복음을 전해야 하니 만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철판을 대고 턱을 붙이는 수술을 받고 몇 개월 동안 빨대로 음식을 섭취하며 몸무게가 15㎏ 이상 빠지는 고생을 하면서도 이 사건이 복음의 통로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건강을 회복한 후 우연히 어느 크리스천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을 만나 사건 이야기를 하게 됐다. 감사하게도 교장선생님 부탁으로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나를 때린 사람을 용서하고 그 영혼을 사랑할 수 있게 된 복음의 능력을 기쁨으로 나누었다. 기도한대로 이 사건이 복음을 드러내는 통로가 됐다는 것이 너무 감사했다. 위태위태하게 살던 삶을 죽음도 두렵지 않은 삶으로 인도해 주시고 사명자로 변화시켜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려 드린다.

김지환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