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국내 첫 감염 사례가 나온 지 37일 만이다. 사망자는 12명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면역력이 약한 정신질환자의 경우 코로나19 치사율이 2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북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 94명(사망자 제외)이 확진 판정을 받은 만큼 추가 사망자를 막기 위한 대처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전날 오후 4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284명 늘어 총 1261명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계명대동산병원에서 기계호흡 치료를 받던 73세 남성이 숨지면서 사망자는 전날에 비해 1명 늘었다. 방역 당국은 이 남성이 신천지 신도인 것으로 파악했다.
사망자가 7명 나온 대남병원과 관련해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장기 입원으로 면역 기능이 저하된 정신질환자의 경우 연령과 상관없이 20% 이상까지 치사율이 높아질 우려가 있어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망자 외에도 대남병원 환자 가운데 10명은 중증으로 산소치료를 받고 있고, 2명은 위중한 상태다.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은 “(정신질환자는) 근육량이 적고 영양이 안 좋고, 헤모글로빈 수치도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환경적 영향도 컸다. 임상위는 “대남병원의 경우 침대 없이 온돌에 환자를 한꺼번에 수용하는 등 그 취약성이 배가되는 시설환경이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남병원 환자들은 또 공동생활 공간에서 24시간 같이 지내면서 그룹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해 밀접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현재 곳곳에서 일어나는 집단감염이 대남병원처럼 중증장애인·노약자 시설을 중심으로 일어난다는 점이다. 경북 칠곡의 중증장애인시설, 예천 극락마을, 다람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에서 발생한 확진자만 25명이다.
대남병원 환자가 아닌 사망자(5명)는 고혈압, 신부전증, 폐질환 등 만성 질환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에서는 교인 수가 수만명에 달하는 대형교회에서 연일 확진 환자가 나와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남의 대표적인 대형교회인 소망교회는 이날 홈페이지 긴급 공지를 통해 등록 교인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명성교회에서는 부목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날 중앙재난대책본부는 영유아 감염 예방을 위해 27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전국 어린이집을 휴원한다고 발표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