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모펀드 시장에 자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규모 환매 중단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사모펀드 시장에 잇따라 문제가 터지면서 불안한 투자자들의 자금이 공모펀드로 흐르는 양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전체 사모펀드 설정액은 지난달 말(258조1863억원) 보다 16조원 증가한 274조7611억원이다. 지난해 12월 말(237조2200억원)과 비교하면 37조원 가량이 급증했다.
반면 사모펀드 전체 설정액은 감소하는 양상이다. 지난 달 국내 사모펀드 설정액은 전월 대비 2765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3월 이후 22개월 만에 순유출세를 기록한 셈이다.
공모펀드는 지난 10년간 성장 정체 상태였다. 저조한 수익률로 인해 투자 매력도가 낮아 투자자들에게 외면받는 투자처였기 때문이다. 이에 설정액도 계속해서 줄어드는 양상을 탔다. 공모펀드를 외면하는 투자금이 몰리면서 사모펀드 시장은 400조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지난 2016년 이후 사모펀드의 설정규모는 계속해서 공모펀드를 상회했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펀드 설정액 650억원 중에서 사모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63%에 달한다. 또 지난해 사모펀드 성장률은 전년 대비 23%대로 급증했으나 공모펀드는 8%대 성장에 그쳤다.
이같은 기조가 최근 들어 변하는 모양새다. 사모펀드 투자금은 줄고, 공모펀드 투자금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분위기다.
자금 변동 추세는 사모펀드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의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사태 등으로 인해 신뢰가 흔들렸다는 평가다. 불안감에 갈 곳 없는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모시장으로 이동했다는 것.
다만 업계에서는 공모펀드 관련 유인이 더 마련되지 않으면 자금 유입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금이동 동향은 대규모 손실 문제가 계속 회자되고, 해결도 쉽지 않다 보니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불신감이 자란 영향으로 보인다”면서도 “불안한 분위기가 지속되어서 투자자들의 판단이 안정적인 투자처로 향했더라도, 투자 유인을 마련하지 못하면 불안감에 잠시 공모펀드에 몰렸던 자금은 다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성장과 저금리 환경 속에서 사모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낸 것이 펀드시장을 재편한 요인이 아닌가. 공모펀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과세 구조를 대폭 손질하는 등 정부에서 보다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영의 쿠키뉴스 기자
사모펀드 22개월만에 순유출… 갈 곳 없는 돈 공모펀드 몰리나
입력 2020-03-01 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