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본사도 뚫렸다

입력 2020-02-27 04:0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가속화되면서 산업계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대기업 본사는 물론 원자력발전소, 항공사까지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감염 방지 및 기업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경주시와 한수원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 경주 본사와 월성원자력본부에서 각각 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확진자는 한수원 본사 직원과 월성원자력본부 청원 경찰로, 한수원은 본사 건물과 월성원전 초소를 폐쇄한 뒤 방역조치 시행과 함께 근무자 1000명을 26일부터 이틀간 재택근무 조치했다. 필수 요원이 24시간 특별근무하는 상황실을 제외한 본사 전체가 36시간 동안 폐쇄되는 셈이지만 한수원 측은 “원전 안전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SK텔레콤도 본사 근무자인 팀장급 직원이 코로나19 1차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본사 T타워를 28일까지 사흘간 폐쇄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 가이드에 따라 건물 출입 제한 조치와 방역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직원들에게 다음 달 1일까지 재택근무를 권장했던 SK텔레콤은 이번 확진판정에 따라 재택근무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국내 대기업 본사 폐쇄조치는 전날 서울 용산구 LS타워와 아모레퍼시픽 이후 세 번째다. LS타워 폐쇄에 인근 아모레퍼시픽 본사도 확진자 동선 등을 고려, 재택근무에 들어갔듯 중심업무지구 내 감염 확산은 대규모 연쇄 폐쇄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18만개 회원 기업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재택근무 시행을 권고한 바 있다. 대다수 대기업들은 ‘최악의 사태를 미연에 예방하자’는 취지에서 재택근무와 탄력근무 적용, 외부인 출입 제한, 건물 방역 등 다각도 예방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대한항공 객실승무원의 확진 소식을 접한 항공사들도 감염방지에 분주한 모습이다. 우선 대한항공 측은 해당 승무원과 함께 근무했던 승무원들의 비행투입을 중단하고 자가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또한 임산부를 포함해 일반 직원들도 다음 달 4일까지 자율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본사와 사옥 방문객 통제에 나서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본사 및 현장 근무인력을 최소화하고 승무원 등 현장근무자의 마스크, 장갑 등 보호장구 착용을 실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항공사들이 대구·경북을 포함한 위험지역 출입 자제와 출입이력자 별도관리, 감기증상 등 이상징후 신고 및 관찰 등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