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 2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한기총과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권태진 목사)의 통합 움직임은 계속되겠지만, 반정부 장외 집회를 주도해온 한기총의 위상과 동력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 대표회장 구속으로 한기총은 당분간 사무총장 박중선 목사가 이끌어 갈 예정이다. 박 목사는 “24일 밤늦게 소식을 접해 조직 운영을 정상화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공동회장단과 임원회, 전 대표회장들과도 긴밀하게 논의해 리더십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한기총 관계자는 “정관상 대표회장 유고 상황이 발생하면 현 대표회장이 공동회장 중 1인을 지명하거나 공동회장 중 최고 연장자가 대표회장직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한기총-한교연 통합과 관련해선 양 기관의 통합추진위원장인 이용규(한기총 측) 송태섭(한교연 측) 목사를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양측은 지난 21일 ‘한국교회 하나 됨을 위해 큰 틀에서 통합을 추진하고 부수적인 사항은 통합 후 정리해나갈 것’을 골자로 대표회장이 통합합의문에 서명했다.
양측 통추위원장은 25일 서울 종로구 한기총 본부에서 상견례를 갖고 향후 통합 과정을 위한 첫 발을 뗐다. 이 목사는 “두 연합기관이 대통합을 지향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앞으로 회원 정리, 직제 개편 등의 작업을 차근차근 추진해 갈 것”이라고 전했다.
송 목사는 “그 동안 통합의 핵심이었던 ‘7.7 정관’을 바탕으로 세부규칙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며 “전 대표회장의 구속으로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양측은 다음 달 5일 한기총 본부에서 통추위 1차 회의를 열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교연은 이날 오전 군포제일교회(권태진 목사)에서 제9-1차 실행위원회 및 임시총회를 열고 한기총과의 통합 건을 논의했다. 권태진 대표회장은 “전 대표회장의 구속이 양 기관 통합을 진행하는 데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지금은 그동안 걸림돌로 여겨져 왔던 사안들을 허심탄회하게 내려놓고 ‘하나 됨’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집회를 주도해 온 전 대표회장의 구속으로 오는 29일로 예정된 삼일절 대회가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박 목사는 “투쟁동력이 이전 같진 않겠지만 현재로서는 연기하거나 취소할 계획은 없다”며 “26일 중으로 자유통일당 김문수 대표를 만나 향후 일정과 진행방식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