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시장 상가 건물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상인들의 임대료를 한시 인하해주기로 했다. 전북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착한 건물주’ 바람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더욱 빠르게 확산 중이다.
25일 서울 중구청에 따르면 남대문시장 점포 2000여개를 가진 건물주 4명이 상인들의 고통 분담을 위해 이달부터 3개월 동안 임대료의 20%를 낮추기로 했다.
남대문시장은 이달 초부터 외부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이 급락했다. 상인들 사이에선 “남대문시장은 외부 손님이 오지 않으면 매출을 10%도 올리기 힘들다” “당분간 문을 닫는 게 낫겠다”는 한숨이 터져나왔다. 남대문시장은 점포 5493개, 상인 8935명, 일일 평균고객 17만3109명 규모 전국 최대 전통시장이다.
남대문중앙상가 고려인삼백화점 대표가 첫 출발을 끊었다. 지난 3일 남대문상가 C동 입주 점포 50개의 임대료를 3개월간 20% 인하해 주기로 약속했다. 이어 5일 동찬기업 대표가 동참해 상가 E동과 G동의 780여개 점포 상인들의 임대료를 내렸다. 삼호우주 주얼리타운 내 550여개 점포를 가진 삼호우주 상가 대표와 남정빌딩 내 770여개 점포를 가진 남정빌딩 대표도 임대료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임차인과 상생을 위해 임대료를 인하하거나 동결하는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경기도 김포의 한 건물주는 매출이 감소한 건물 입점점포 4곳에 대해 한시적으로 임대료를 100만원씩 인하하기로 했다.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건물주도 자신이 소유한 시장 내 6개 점포 임대표를 30% 내리기로 했다. 이 건물주는 코로나19 사태가 사라질 때까지 인하한 임대료를 유지할 계획이다.
부산 건설자재업체 미륭레미콘도 소상공인 20여명이 입주해 있는 중구·동래구 회사 건물 임대료를 50% 인하하기로 했다. 부산 카페 밀집 지역 전포카페거리에서도 건물주 6~7명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건물 임대료의 20~60%를 내려주기로 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