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에서 지식재산권(IP)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다. 유명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잇달아 흥행 궤도에 오르며 게임사들이 유명 IP에 기댄 신작을 출시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17일 미디어 간담회에서 자사 대표 IP를 전면에 내세운 신작을 공개했다. 게임 개발사 연합 크래프톤이 발표한 신작 ‘테라 히어로’는 자사 간판 IP인 ‘테라’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역할수행게임(RPG)이다. 테라 히어로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위원장직을 연임한 뒤 돌아온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의 복귀작으로도 이목을 끈다.
게임을 개발 중인 레드사하라의 이지훈 대표는 “게임팬 사이에서 테라 IP는 웰메이드(완성도 높은)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있다”면서 “게임을 재밌게 잘 만들기만 하면 이용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이시티 또한 지난 20일 진행된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2016년 1월 PC로 출시한 자사 대표작 ‘블레스’의 IP를 활용한 신작 ‘블레스 모바일’ 론칭을 예고했다. 개발사인 씽크펀의 오용환 대표는 “MMORPG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면서 이용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는 살아있는 운영을 하겠다”며 IP의 강점을 최대한 살린 도전을 하겠다고 말했다.
게임사들은 이용자의 눈에 익은 콘텐츠를 활용했을 때 흥행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오른다고 보고 변수 줄이기에 매진하는 모양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홍보에 실패해 사장되는 게임이 부지기수로 많다”면서 “특히 기업공개(IPO)를 한 게임사들은 실적 방어에 대한 압박이 크기 때문에 더욱이 검증된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V4’를 통해 모바일게임 흥행 공식을 수립한 넥슨은 올해 ‘던전앤파이터’ ‘바람의나라’ 등 자사 대표 IP를 기반한 모바일게임을 개발 중이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의 IP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신작 개발에 한창이다. 지난해 ‘마블’ IP로 큰 재미를 본 넷마블은 올해 자회사 카밤이 개발 중인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스’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넷마블은 자사 IP ‘A3’를 활용한 모바일 배틀로열 MMORPG ‘A3: 스틸얼라이브’도 내달 12일 국내 출시한다.
20여년을 게임업계에 몸 담은 한 관계자는 “검증된 IP는 마케팅·개발비 절감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최적화된 흥행을 고집하다가 독특하고 참신한 시도가 나오지 않으며 세계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사진=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