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간밤에 신규 확진자가 231명 발생해 국내 발병 후 가장 가파르게 늘었다. 확진자가 곧 1000명을 돌파한다는 공포 속에 정부는 대구지역 내 모든 유증상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번 주부터 앞으로 4주가 코로나19 방역에 중요한 기로가 될 것으로 보고 선제 조치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24일 브리핑에서 “대구시내에서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 전체를 대상으로 향후 2주간 집중적으로 선별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과거 통계를 기반으로 유추했을 때 약 2만8000명까지를 유증상자로 보고 검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대구시가 예상하는 유증상자 2만8000여명과 신천지 신도를 합하면 3만7000여명이 검사 대상이 된다. 중수본은 진단검사기간(2주)과 확진자 격리기간(2주)을 합해 4주 이내에 대구지역의 코로나19 확산을 안정화시킬 방침이다. 이재갑 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 교수는 “4주 안에 못 막으면 지역감염이 아니라 전국적인 상황으로 퍼질 수밖에 없다”며 “무조건적으로 4주 안에 조기 안정화를 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총 확진자가 833명(오후 4시 기준)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231명 중 173명은 대구에서 발생했다. 하룻밤 새 신규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선 건 지난 22일(229명) 이후 두 번째다.
사망자는 8명으로 늘었다. 전날 밤 62세 남성 확진자가 사망했고, 중증 폐렴으로 인해 산소마스크 치료를 받아오던 67세 남성 확진자가 이날 오후 또 숨졌다. 모두 대남병원 입원환자였다. 현재 기계호흡(인공호흡기), 에크모(체외산소순환장치) 치료를 받는 위중한 상태의 환자는 2명이며 산소마스크 치료를 받는 중증 환자는 13명으로 파악됐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남병원과 신천지 시설의 감염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중대본은 비슷한 시기에 유행이 시작된 만큼 두 시설 간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정은경 중대본부장은 “신천지 신도가 병원을 방문했을 수도 있고 종사자 중 교인이 있을 수도 있다”며 “장례식이 연결고리 역할을 했는지 등 모든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 온천교회 역시 감염원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확진자가 계속 추가되고 있다. 전날 8명이던 온천교회 확진자는 22명으로 늘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