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취소·관객 발길 ‘뚝’… 얼어붙은 문화예술계

입력 2020-02-25 04:03
경기도문화의전당 공연장 로비에 열 감지 화상카메라가 설지 되어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문화예술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공연, 영화, 방송, 가요 등 문화예술계 전 분야에서 관련 시설이 폐쇄되고 굵직한 행사들이 연기·취소·중단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소속 24개 국립 박물관·미술관·도서관에 대해 24일부터 순차적으로 잠정 휴관 조치를 취했다. 서울시도 시립미술관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산하 71개 문화공간을 25일부터 잠정 휴관한다. 금호미술관 등 사립미술관은 전시를 계속 진행하되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비치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예술의전당과 성남아트센터 등 대형 공공극장도 25일부터 1주일간 기획 공연·전시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전속단체인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2월 공연을 취소하고 경기도립극단의 3월 공연은 1주일 연기했다. 지난 9일 개막한 2020 대관령겨울음악제도 결국 기한을 채우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마스크 미착용 시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남산예술센터는 3월 예정됐던 ‘중국희곡 낭독곡연’ 등을 잠정 연기했다.

뮤지컬계와 연극계도 속수무책이다. 이미 ‘위윌락유’ ‘영웅본색’ 등의 뮤지컬들이 공연 회차를 다 채우지 못하고 폐막했다. 공연계는 대관 업무와 배우 개런티 등에서 사용료를 미리 지급하는 형태라 공연이 취소될 경우 피해가 만만치 않다.

주말이면 붐비던 영화관들도 코로나19 여파로 썰렁해졌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틀(22~23일) 동안 영화관을 찾은 전체 관객 수는 47만4979명에 불과했다. 직전 주말(15~16일·120만8858명)의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이다. ‘사냥의 시간’ 등 신작들의 개봉이 잇달아 미뤄짐에 따라 극장가 침체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방송계도 비상이다. 특히 ‘씨름의 희열’(KBS2) 등 시청자가 직접 참여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타격이 크다. 최근 시청률 30%를 넘기며 신드롬을 일으킨 ‘미스터트롯’(TV조선)은 24일 예정된 결승전 녹화를 취소하고 일정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

손영옥 권남영 강경루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