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청도 1차 감염원 ‘오리무중’… 2·3차 슈퍼전파 우려

입력 2020-02-24 04:0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 440여명이 발생한 대구 신천지 시설과 경북 청도대남병원의 1차 감염원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확인되지 않은 감염원이 2, 3차 감염을 유발할 위험이 우려된다. 집단 발병과 상관없는 산발적 발생 사례도 100여명에 달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3일 브리핑에서 “대구 신천지 시설에서 감염된 329명과 대남병원과 관련된 확진자 112명의 감염경로를 계속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신천지 신도 환자들은 지난 7일 이전 정체 모를 감염원에서 감염된 후 14일부터 2, 3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 당국은 9334명의 신도 명단을 받아 중국 등 오염지역에 방문하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적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파악된 신도들 중에는 해외 방문자가 3명 있었지만, 방문일자와 방문지를 감안할 때 감염원으로 보긴 어렵다는 게 보건 당국의 판단이다.

사망자 4명이 나온 대남병원의 경우 신천지 시설과의 연관성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정 본부장은 “신도들의 진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을 확인해본 결과 신도 확진자가 대남병원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며 “자원봉사자, 입원 환자, 의료진, 외래 환자들의 감염원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대남병원에서 환자가 대량 발생하게 된 원인에 대해 “폐쇄병동의 밀접한 접촉의 형태, 환기의 부족 이런 부분들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며 “(정확한) 원인이나 감염경로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보건 당국이 ‘슈퍼전파지’ 두 곳의 감염원을 찾지 못하면서 역학적 관련성이 없는 확진자의 속출 양상이 전국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산발적 발생 확진자는 104명에 달한다. 이는 총 확진자 수에서 경북 지역 이스라엘 성지순례자(18명), 부산 온천교회 교인(3명), 서울 은평성모병원 관계자(2명) 등 소규모 집단발병 사례와 대구 신천지 시설 및 대남병원 등 집단발병 사례, 감염경로가 파악된 확진자(1~30, 56, 83, 112, 136번)를 제외한 수치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