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검사 건수 8000건 ‘훌쩍’… 검사시약·음압병실 ‘비상’

입력 2020-02-23 18:52 수정 2020-02-23 21:3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은평구 은평성모병원 응급실 앞에 23일 임시 휴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서울 지역에선 은평성모병원 사례를 중심으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권현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 검사 건수가 23일 오후 4시 기준 8000건을 넘어서면서 일일 기준 역대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현재 보건 당국이 하루에 소화할 수 있다고 밝힌 7500건을 넘어선 수치다. 확진자가 대폭 늘면서 음압병실과 의료진 등 검사시약 외의 의료자원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8057명에 대한 코로나19 진단검사가 진행 중이다. 대구 신천지 신도 31번 환자가 나왔던 지난 17일(708건)에 비하면 11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보건 당국이 밝힌 하루 소화 가능한 검사 건수를 넘어선 것이어서 포화 상태가 우려된다. 보건연구원 등 검사 기관에서 과도한 업무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검사 물량 폭증 원인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집단 발병 사례가 잇따르면서 유증상자, 접촉 의심자들이 속출한 데 있다. 정은경 중대본장은 브례핑에서 “확진자가 매일 100명 이상씩 증가하고 있는데, 여러 지역에 분포된 신천지 신도에 대해 검사를 적극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대구 신천지 신도 9334명 중 1248명이 발열, 호흡기 질환 등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음압병실(공기 중 바이러스를 병실 밖으로 못 나가게 잡아두는 병실) 등 다른 의료자원도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전국 공공·민간병원에서 운영 중인 전체 음압병상은 1077개인데 22일 기준 비어 있는 병상은 683개에 그친다.

지난 21일 사망한 국내 코로나19 두 번째 사망자(55세 여성)의 경우 음압병상을 찾아 청도대남병원에서 부산으로 이동했지만 도착 2시간 만에 숨졌다.

정 본부장은 “이 환자는 폐렴이 상당히 진행됐고 중증 치료가 가능한 음압 격리병상이 필요했다”며 “당시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비어 있는 병상을 배정해 부산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경남 지역엔 국가 지정 격리병상의 수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와 관련 감염학회 등 전문가들은 ‘사망자 축소’에 초점을 두고 중증환자 치료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경증환자 치료를 위한 시·도별 전담병원의 (일반병실) 1만 병상을 확보하겠다”며 “중증환자 치료를 위해 이동형 음압기를 활용한 음압병상도 지속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또 진단검사 기관 확대 등을 통해 다음 달 말까지 1만3000건까지 검사 물량을 늘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