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경보 ‘심각’ 격상… 전국 초중고 개학 일주일 연기

입력 2020-02-23 18:45 수정 2020-02-24 17:06
119구급대 앰뷸런스 차량들이 23일 대구 달성군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을 위해 출동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경남·충북 등 전국 시·도에서 18대의 앰뷸런스를 차출해 대구 지역에 파견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짐에 따라 정부가 2009년 신종플루 이후 11년 만에 위기 대응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키로 했다. 전국 초·중·고등학교는 개학을 1주일 연기하기로 했다. 곳곳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서 “정부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권고에 따라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려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심각’은 감염병 위기 경보 최고 단계다. 그동안 정부는 ‘제한적인 지역사회 감염’을 이유로 ‘경계’ 단계를 고수해 왔으나 전국 확산에 따른 대책 수립의 필요성을 인정한 셈이다.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은 브리핑에서 “범정부 차원의 대응 역량 결집을 위해 최초로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겠다”며 “중대본부장 아래에는 2명의 차장을 두어 효과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차장 겸 중수본부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인 박 본부장이, 2차장 겸 범정부대책지원본부장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맡게 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전날보다 확진자가 169명 늘어 총 60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신천지 관련자는 329명(54.2%), 청도 대남병원 관련자가 112명(18.6%)이다.

지난 19일 첫 사망자 발생 후 사망자는 5명 더 늘었다. 이날 오전 대남병원 입원 환자인 57세 남성이 동국대경주병원에서 숨졌고, 오후에 경북대병원에서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 치료 중이던 57세 여성 확진자가 사망했다. 확진 후 동국대경주병원에서 치료받던 대남병원 환자(59세 남성)도 이날 저녁 사망했다. 앞서 21일 경북 경주 자택에서 사망한 41세 남성은 사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대남병원에서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던 54세 여성도 숨졌다.

아직 신천지 시설과 대남병원의 감염원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스라엘을 다녀온 천주교인들 사이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성지순례를 다녀온 천주교 안동교구 신자 39명(1명 가이드) 중 18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에서는 신천지와 무관한 동래구 소재 온천교회에서 확진자 3명이 발생했다. 이 중 한 명은 우한 교민의 아들로 알려진 19세 남성이다. 방역 당국은 지난 16일 열린 온천교회 종교 행사에서 대규모 노출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조사 중이다.

최예슬 임성수 기자 smarty@kmib.co.kr